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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시위를 유혈 진압하고 있는 미얀마 군부가 대낮에 집에 머물던 여고생을 조준 사격해 살해했다.
미얀마 매체 이라와디에 따르면 15일 만달레이의 한 마을에서 고교 2학년생인 마 티다 에 씨(16)가 친구 집에 머물다 군 저격수의 총에 맞아 숨졌다. 이 학생은 거리에서 총성을 듣고 친구 집으로 피신했으나 300m 떨어진 언덕에서 저격수가 쏜 총탄 두 발을 맞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함께 앉아 있던 친구도 총격을 받아 손가락을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에 씨의 가족은 딸의 시신을 집으로 옮기면 군부가 시신을 훔쳐 사인(死因)을 조작할까봐 병원 근처에 묻었다고 전했다. 앞서 군부는 ‘다 잘 될거야’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시위에 참가했다 숨진 19세 소녀 찰 신의 무덤도 도굴했다.
14일 숨진 의대생 칸 네이 하잉 씨(18)의 장례식이 열린 양곤의 화장터에는 16일 시민 수 백 명이 모여들었다. 그는 시위 도중 다친 이들을 돌보다 군부의 총에 맞아 숨졌다.
사망자가 늘어나자 일부 지역에서는 거리에 사람 대신 팻말을 세우는 무인(無人) 시위도 벌어졌다. 18일 트위터에는 양곤 등 미얀마 곳곳에 ‘우리는 민주주의를 원한다’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이 줄지어 선 사진이 올라왔다.
군부 제재에 미온적인 중국에 대한 반중(反中) 정서가 고조되자 현지 중국 기업들의 철수 움직임도 포착됐다.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정부가 미얀마에 소재한 국유기업 인력 철수를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18일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개별 기업 차원에서 미얀마 철수 논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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