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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방궁' 가짜뉴스 트라우마?…'영농인 사저' 시비에 폭발한 문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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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전 대통령 공격 이은 야권 사저 공세에 깊은 분노

'자제 대응' 참모 의견에도 "좀스럽다" 표현 쓰며 이례적 비판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 야당이 경남 양산 사저 부지를 두고 각종 의혹을 제기하는 것에 대해 "좀스럽고 민망한 일"이라며 "선거시기라 이해하지만, 그 정도 하시지요"라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 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 후 내려갈 경남 양산 사저 부지에 대한 야당의 각종 의혹 제기를 이례적으로 강한 톤으로 비판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 "좀스럽고 민망한 일"이라며 "선거 시기라 이해하지만, 그 정도 하시지요"라고 적었다.

앞서 한 언론은 국민의힘 윤영석 의원실 자료를 인용해 문 대통령이 퇴임 후 거주할 목적으로 매입한 토지의 형질변경 절차가 완료됐다고 보도했다.

향후 사저가 완공돼 준공검사를 통과하면 현재 '전'(田)으로 돼 있는 지목이 '대지'로 바뀌며 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당 안병길 의원은 문 대통령 부부가 농지를 매입할 때 문 대통령의 영농 경력을 11년으로 기재하는 등 농업경영계획서를 허위로 썼다는 주장도 내놨다.

문 대통령은 이 같은 의혹 제기가 통상적인 정치 공세의 수준을 넘어섰다고 판단했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과거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 사저를 '아방궁'이라고 비난할 때 적극적으로 맞섰던 문 대통령으로서는 현재 야권의 공세에 더욱 분노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해석이다.

당시 한나라당은 노 전 대통령 퇴임 직후인 2008년 봉하마을 사저를 초호화판이라고 주장하는 동시에 사전 인근 지역 개발을 싸잡아 '혈세 낭비', '아방궁', '노방궁'(노무현+아방궁)이라고 공격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노무현재단 이사장이던 지난 2011년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가 봉하마을을 찾았을 때 "절반은 사저고, 절반은 경호동인데 '아방궁'이라고 한 것은 너무한 것"이라고 "전직 대통령 예우에 신경을 써달라"며 강한 톤으로 항의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이 페이스북 글에서 사저 조성이 적법하게 진행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노 전 대통령의 봉하 사저를 보면 알 수 있지 않느냐"고 한 것은 결국 10년 전과 다름없는 야권의 태도에 얼마나 분노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날 참모들은 야권의 의혹 제기에 직접적인 언급을 자제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으나, 문 대통령이 이를 물리치고 강도 높은 대응을 주문하자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었던 분위기였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14일 "계속된 의혹 제기에 인내하던 문 대통령이 거듭된 해명에도 공세가 이어지자 더는 이를 두고 봐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야권도 '안 되면 말고' 식의 공격을 그만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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