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반 쿠데타 시위대가 5일 만달레이에서 국기를 그려 넣은 사제 방패를 들고 군경의 진압에 맞서고 있다(왼쪽). 7일 양곤 시내에서 시위대를 향해 총을 겨누고 있는 군경. 만달레이·양곤=AP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미얀마 반 쿠데타 시위대가 7일 나웅유에서 군경의 진압이 시작되자 사제 방패 뒤로 몸을 숨기고 있다. 나웅유=로이터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미얀마 반 쿠데타 시위대가 5일 양곤 시내에서 나무로 만든 방패로 대형을 갖춘 채 진압 군경에 맞서고 있다. 양곤=AP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6일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시위대가 분말소화기를 어깨에 매고 이동하고 있다. 만달레이=AP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손수 제작한 방패와 분말소화기, 헬멧, 방독면 등으로 군경의 강경 진압에 맞서고 있다.
미얀마 군부가 물대포나 최루탄, 고무탄은 물론 실탄 조준사격까지 감행하면서 사상자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지만 시위대의 저항 수단은 초라할 따름이다. 헬멧과 방독면을 착용하고, 드럼통 또는 합판을 잘라 만든 방패로 자신의 몸을 보호하는 것뿐.
무자비한 군경의 탄압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하기 위한 시위대의 자구 노력은 눈물겹다. 그 첫번째가 군경이 쏘는 고무탄이나 물대포 등을 막을 수 있는 방패다. 시위대 중 진압경찰과 직접 맞닥뜨리는 선봉대의 경우 드럼통을 세로로 잘라내거나 철판을 잘라 만든 방패를 갖췄다. 플라스틱 또는 나무 재질의 방패도 등장했고, 충돌 시 기동성을 높이기 위한 작은 원형 방패를 만들어 시위에 나서기도 한다. 하지만, 가볍고 내구성 뛰어난 경찰의 방패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무겁거나 약하다.
지난달 28일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시위대 진압에 나선 경찰들의 방패에 'POLICE' 표시가 돼 있다. 만달레이=AP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미얀마 반 쿠데타 시위대의 수제 방패. 이들은 경찰 방패의 'POLICE'에 맞서 시민을 의미하는 'PEOPLE' 글자를 써넣었다. 만달레이=EPA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6일 수제 방패에 '세 손가락 경례' 그림을 그려 넣은 미얀마 만달레이의 반 쿠데타 시위대. 만달레이=AP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하지만 시위대의 방패에는 신체를 보호하는 것 이상의 의미와 역할이 부여된다. 방패의 앞면에 그려 넣은 각종 문양과 글씨들이 민주화를 향한 미얀마 시민들의 열망을 표현한다. 시위대는 경찰 방패에 새겨진 'POLICE'에 대항해 'PEOPLE'이라는 글씨를 넣었다. 시민들의 힘으로 쿠데타에 맞선다는 의미다. 또, 이번 반 쿠데타 시위의 상징 의식인 '세 손가락 경례' 문양이나 미얀마 국기를 그려 넣기도 한다. 특히, 국기를 그린 원형 방패는 중앙의 별 모양 덕분에 미국 히어로 영화에 등장하는 무적의 '캡틴 아메리카' 방패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군경이 쏘아대는 최루탄은 호흡기를 심하게 자극하거나 눈과 얼굴 등 피부까지 통증을 일으키며 시위대의 저항 의지를 약화시킨다. 최루탄의 독성을 중화시킬 목적으로 시위대가 선택한 방법은 소화기 분말과 비닐봉지 물 폭탄. 공중을 향해 살포된 소화기 분말은 최루탄의 매캐한 입자가 확산하는 것을 막아주고 연막탄을 뿌린 듯 시야를 가려 군경의 고무탄 조준을 방해하는 효과도 있다. 물 폭탄은 도로 바닥에 흩어져 있다 바람에 날리면서 지속적으로 시위대를 괴롭히는 최루 가루를 녹여 준다.
미얀마 반 쿠데타 시위대가 3일 양곤 시내에서 민주화 시위를 벌이다 군경이 최루탄을 쏘자 흩어지며 소화기 분말을 살포하고 있다. 양곤=AP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미얀마 반 쿠데타 시위대가 9일 양곤 시내에서 분말소화기와 비닐봉지 '물 폭탄'을 들고 군경의 최루탄에 맞서고 있다. 양곤=AP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미얀마 반 쿠데타 시위대가 6일 양곤 시내에서 민주화 시위 도중 경찰이 쏜 최루탄을 물로 씻어내고 있다. 양곤=EPA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수도 네피도와 양곤, 만달레이 등 미얀마 주요 도시 곳곳에는 군경의 진압작전을 지연시키기 위해 모래주머니와 쓰레기통, 벽돌 등으로 만든 시위대의 바리케이드가 겹겹이 자리 잡고 있다. 그뿐 아니라 대나무나 폐 공사 자재, 버려진 가구 등 물리적 장애물로 활용 가능한 물품이라면 죄다 도로로 나온 듯, 얼기설기 쌓여 있다. 드럼통을 겹겹이 쌓고 그 안에 물을 채워 넣는 방법도 등장했다.
그 밖에 헬멧과 고글, 방독면은 기본이고, 일부 시위대는 최루탄 등을 쳐내기 위해 테니스 라켓을 들고 시위에 나서기도 한다. 미얀마 여성들이 전통적으로 입는 치마 '타메인'도 시위 현장에 등장했다. 군경의 이동을 저지하기 위해 남성이 그 아래를 지나면 불운하다는 미얀마의 속설을 활용한 것이다. 그에 따라 시위가 벌어지는 도로 곳곳에 마치 빨래를 널 듯 타메인을 높이 내거는 광경도 볼 수 있다.
미얀마 반 쿠데타 시위대와 시민들이 4일 만달레이 시내 도로에 드럼통을 쌓아 바리케이드를 만들고, 드럼통에 물을 채워넣고 있다. 만달레이=AP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10일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반 쿠데아 시위대가 군경의 진입을 막기 위해 도로 위에 벽돌을 늘어세워 놓았다. 만달레이=EPA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8일 미얀마 양곤 시내에서 무장경찰이 시위대의 바리케이드 앞에 도열한 가운데 여성들의 전통 치마 '타메인'이 높이 내걸려 있다. 양곤=AFP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미얀마 시민들은 이른바 'Z세대(1990년대 후반 이후 출생 세대)' 주도 하에 연일 목숨을 걸고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방어수단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실탄과 폭력을 앞세운 군부의 무자비한 진압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유엔 인권위원회에 따르면 미얀마에서 반군부 민주화 운동을 벌이다 숨진 사람은 11일 기준 70명을 넘어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얀마 시민들은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연대의식과 민주주의를 향한 열망이라는 가장 강력한 무기를 가슴에 품고 있기 때문이다.
미얀마 반 쿠데타부 시위대가 7일 양곤 시내에서 군경의 진입을 저지하기 위해 대나무와 모래주머니를 동원해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있다. 양곤=AP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11일 미얀마 양곤 시민들이 군경의 진입을 저지하기 위해 도로 위에 설치할 벽돌을 나르고 있다. 양곤=AP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미얀마 반 쿠데타 시위대가 8일 군경의 진입을 저지하기 위해 모래주머니와 폐 타이어 등을 이용해 바리케이드를 쌓고 있다. 양곤=AP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대와 주민들이 6일 양곤 시내에서 민주주의를 위해 반군부 시위 도중 숨진 희생자를 추모하는 촛불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양곤=EPA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홍인기 기자 hongik@hankookilbo.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