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집행위, 2030년까지 디지털 전환 로드맵 제시…"구체적 실행계획은 없어"
[로이터=연합뉴스] |
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9일(현지시간) 2030년까지 유럽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비전, 목표 등 로드맵을 담은 이런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이 전했다.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EU의 핵심기술 해외의존도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자동차, 휴대전화, 반도체 등 일상에서 사용되는 제품들의 핵심 부품은 현재 세계적으로 공급이 부족하며, 유럽은 4천400억 유로(약 596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시장에서 중국과 미국 수입품에 의존하고 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EU의 자동차업계는 지난해 12월부터 반도체 부족에 시달려왔다. EU 집행위는 보고서에서 반도체의 적절한 공급은 디지털 전환의 전제라고 지적했다.
EU 집행위는 "반도체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자율주행, 인더스트리 4.0, 스마트폰, 인공지능, 슈퍼컴퓨터 등을 공급사슬의 시작 지점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럽에는 신기술 반도체를 생산하는데 큰 결함이 있다고 지적했다.
EU 집행위는 이에 따라 2030년까지 적어도 전세계 신기술 반도체의 5분의 1을 생산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현재 EU의 생산 비중은 10%에 불과하다.
이에 더해 2030년까지 모든 유럽 가구에 초고속 인터넷이 보급돼야 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에는 5세대 이동통신(5G) 이용이 가능하고, EU에서 일하는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가 2천만명에 달하도록 하는 게 목표다. 현재 EU의 ICT 전문인력은 780만명에 불과하다.
EU 집행위는 또 2025년까지 유럽의 첫 양자 컴퓨터를 개발하되 2030년까지는 이 분야 선두주자로 올라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티에리 브르통 내부 시장 담당 EU 집행위원은 "유럽은 시민, 기업들이 그들의 삶을 더 낫고, 안전하고, 친환경적으로 만들 최신 기술 선택권을 갖도록 보장해야 한다"면서 코로나19 이후의 세계에서 "이것이 우리가 회복력 있고 디지털 면에서 독립된 유럽을 함께 만들어갈 방식"이라고 말했다.
티에리 브르통 EU 집행위원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
다만, EU 집행위의 보고서에는 EU가 이런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지에 대해서는 사실상 아무 언급이 없다고 FAZ는 꼬집었다.
반도체 생산 목표와 관련해서는 연구개발 네트워크 개선을 위한 제안을 한 바 있다며, EU내 기업 간 협력을 촉구했을 뿐이라는 게 FAZ의 지적이다.
한편, EU 소속 19개국은 이와 관련, 지난해 12월 반도체산업을 위해 수십억 유로 규모의 지원프로그램을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통해 유럽내 반도체산업을 보존하고, 유럽내에서 독립적으로 다른 산업에 반도체 공급이 가능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프로그램에는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등이 참여한다. 이들 국가의 반도체 산업 내에서는 다양한 연합이 형성될 수 있다. 이들은 유럽을 위해 전략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에 정부 지원을 받는데 다소 완화된 기준을 적용받게 될 전망이다.
페터 알트마이어 독일 경제에너지부 장관은 이와 관련, "유럽 반도체산업의 투자액은 수백억 유로를 넘어서 최대 약 500억 유로(약 67조5천억원)에 달할 것"이라며 "이는 유럽 반도체 제조업체들의 한 해 매출액을 넘어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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