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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죽을 때까지 시위대 쏘라"…인도 국경 넘은 미얀마 경찰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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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 발포·탄압 명령 불복종 경찰과 가족 100명 국경 넘어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미얀마 군부의 명령을 따를 수 없어 인도로 월경한 경찰관이 "죽을 때까지 시위대를 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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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달레이에서 시위대 향해 총기 겨눈 사복 걸친 군경
[AFP=연합뉴스]



10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얀마 캄빳에서 경찰로 복무한 타 뼁(27)은 "경찰 규정상 시위대를 해산시킬 때는 고무탄을 쏘거나 무릎 아래만 쏴야 하지만, 죽을 때까지 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27일 상관으로부터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자동소총을 쏘라는 명령을 받고 거절했더니, 다음날 또 "총을 쏠 거냐"는 전화가 와서 못한다고 하고 국경을 넘었다고 자신의 상황을 설명했다.

타 뼁은 "자동소총을 쏘라는 지시가 내려오자 나와 6명의 동료 모두 불복종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며 이달 1일 아내와 어린 두 딸을 두고 집을 떠나 사흘간 주로 밤에 이동하면서 인도 북동부 미조람주에 도착했다.

로이터 통신은 타 뼁의 경찰 신분증과 그가 경찰 제복을 입은 사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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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와 국경이 붙은 인도 미조람주
[구글맵]



100명 안팎의 미얀마 시민이 쿠데타 발생 후 인도 미조람주로 피신했는데 상당수가 경찰과 가족으로 알려져 있다.

미얀마에서는 지난달 1일 쿠데타 발생 이후 60명이 넘게 군경의 발포와 폭력에 숨졌고, 1천800명 이상이 체포됐다.

인도 미조람주의 지역 경찰서장인 스티븐 랄리노마는 "그들은 군 통치자로부터 따를 수 없는 지시를 받았기 때문에 도망쳤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앞서 미얀마 군부는 인도 정부에 보낸 공문을 통해 "양국의 관계를 우호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인도 영토에 도착한 경찰 8명을 미얀마로 넘겨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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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탄·새총에 맞아 피 흘리는 미얀마 시민들"
[트위터 @DrNemea. 재판매 및 DB 금지]



로이터 통신이 미조람주에서 만난 또 다른 미얀마 경찰관 역시 발포 명령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명령 불복종으로 징계를 받은 뒤 이달 6일 인도 미조람주로 월경했다. 국경을 넘는 데는 20만짯(16만원)의 비용이 들었다.

달이란 이름의 24세 미얀마 여경도 "주로 행정업무를 했는데 쿠데타 발생 후 여성 시위대 체포 임무를 맡기길래 거절했다"며 "시위대 편을 들었다는 이유로 투옥될 가능성이 있어 미얀마를 탈출했다"고 말했다.

타 뼁과 달 등 3명의 월경 경찰관 모두 미얀마 경찰 내부에 시위대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고 입을 모았다.

타 뼁은 "경찰서 직원들 가운데 90%가 시위대를 지지하지만, 이들을 결속시킬 지도자가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가족이 그립지만, 미얀마로 송환되는 것은 두렵다"며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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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중 경찰에 체포돼 등을 쇠사슬로 맞은 소년
[트위터 @KyisandarH·재판매 및 DB 금지]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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