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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상임의장 "백신 수출 중단시킨적 없다"...백신 민족주의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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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수출 막은건 영국과 미국"...영국정부 크게 반발

"중국과 러시아가 우리를 호도하려는 전략일 뿐" 일축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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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EU로 쏟아지고 있는 '백신 민족주의' 비판에 대해 전면부인하며 EU는 수출을 중단시킨 적이 없고 오히려 백신수출을 제한한건 영국과 미국이라고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영국정부는 이에 크게 반발해 외교적 마찰이 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9일(현지시간) 영국 스카이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미셸 의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EU는 백신 수출을 중단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영국과 미국이 자국영토에서 생산된 백신의 수출을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성명은 최근 이탈리아에서 호주로 운송될 예정이던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선적을 이탈리아 정부가 가로막으면서 EU에 쏟아진 백신 민족주의 비난을 해명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4일 아스트라제네카는 이탈리아 정부에 로마 인근 아나니 공장에서 포장된 백신 25만회분을 호주로 수출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이탈리아 정부는 이를 불허하고 해당 사실을 EU 집행위원회에 알렸다. EU집행위에서도 이탈리아의 결정을 지지하면서 전세계에서 백신 민족주의 비난이 이어져왔다. 앞서 지난 1월 EU 집행위는 역내 백신공급 보장을 위해 EU국가에서 생산된 백신을 다른 대륙으로 수출할 경우, EU 집행위의 승인을 받도록 규제를 신설한 바 있다.


미셸 의장은 "EU국가에서 생산된 백신의 수출을 통제한 것은 우리가 주문하고 선불도 끝낸 접종분을 기업들이 우리에게 전달하지 않고 다른 선진국으로 수출하는 것을 막기위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EU에 대한 비난은 중국과 러시아가 우리를 호도하려는 전략"이라며 "이들이 백신외교를 벌이려는 전략에 넘어가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EU가 아니었다면 지금처럼 단기간에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생산해내지 못했을 것"이라며 "EU가 단합해 저개발·빈곤 국가들이 백신 접종을 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오히려 EU가 국제사회에 공헌했다고 주장했다.


미셸 의장의 성명은 영국과의 외교적 마찰로 비화되고 있다. 영국의 EU 대표단은 미셸 의장의 성명에 항의하며 "영국은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수출금지를 한 적이 없으며 미셸 의장의 영국 수출금지 발언은 명백한 거짓"이라고 크게 반발했다.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부장관도 해당 내용에 대해 항의하는 서한을 미셸 의장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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