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 군부에 저항하는 시민들이 야간 통행금지를 어기고 거리로 나와 시위대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AP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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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미얀마 군부가 언론사를 폐쇄하고 민주화 시위를 강경 진압하는 가운데 시민들이 통행금지 조치를 어기고 첫 야간 시위에 나서는 등 계속해서 저항하고 있다. 국제사회 역시 또다시 한 목소리로 군부를 비난했지만 효과가 있을 지는 의문이다.
AP통신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는 8일 발표에서 미즈마, 버마의 민주소리(DVB), 킷팃 미디어, 미얀마 나우, 7데이 뉴스를 포함한 5개 매체의 언론사 면허를 취소했다. 국영 MRTV는 이번 조치에 대해 “문제의 매체들은 어떠한 미디어 플랫폼이나 기술을 동원하더라도 더 이상 정보를 방송하거나 게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해당 매체들은 지난달 1일 군부 쿠데타 이후 민주화 시위를 집중 취재했으며 이날 공식 발표가 나오기도 전에 압수 수색을 당했다. DVB는 놀라지도 않았다며 위성방송 TV와 인터넷을 통해 방송을 계속한다고 밝혔다. 아이 첸 나잉 DVB 대표이사는 “우리는 소속 기자들과 직원들의 안전을 걱정하고 있다”며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모든 시민들이 기자가 되며 군부가 정보의 흐름을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정보를 나누는 모습은 이날 밤에 바로 드러났다.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는 약 200명의 학생 시위대가 군경의 체포를 피해 도망 다녔다. 군경은 시위대를 산차웅 구역에 몰아넣은 뒤 해당 지역을 집중 수색하며 시위대 색출에 나섰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수색 소식을 전해 들은 양곤 시민들 수천명은 이날 오후 8시 통행금지 시간이 지난 뒤에도 거리로 나와 산차웅 시위대 석방을 요구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달 1일 쿠데타 이후 8일부터 주요 도시에 계엄령을 선포했다. 오후 8시부터 오전 4시까지 통행이 금지되었으며 5인 이상 집회도 불법이 되었다.
이날 처음으로 통행금지를 어긴 시위대는 산차웅 인근에서 군경과 충돌했고 산차웅 구역에서 밤 사이 약 50명이 체포되었다. 갇혀 있던 학생들은 9일 새벽에 대부분 탈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미국과 영국의 미얀마 대사관은 공동 성명을 내고 산차웅 학생 시위대의 안전한 석방을 요구했다. 유럽연합(EU)과 캐나다 외교관들도 동참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에 따르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은 산차웅 소식을 듣자 “갇힌 사람들은 국제 여성의 날을 맞아 평화롭게 행진하던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구테흐스는 동시에 미얀마 군부가 주요 병원들을 점령한 상황에 대해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AP에 의하면 이날 군부는 또다시 시위대에 실탄 사격을 가해 2명을 사살했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에 따르면 북부 미치나에서는 시위대 1명이 머리에 총을 맞았다. 해당 지역은 지난달 28일 누 따우엥 수녀가 경찰에게 무릎을 꿇고 시위대를 해치지 말라고 애원했던 곳이다. 또다른 사망자는 양곤 남쪽 120Km에 위치한 피아폰에서 발생했다. 쿠데타 발생 이후 지금까지 미얀마에서 사망한 시위대는 약 60명으로 추정된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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