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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5 (수)

이슈 치료제 개발과 보건 기술

국산 2호 코로나 치료제로 떠오른 종근당 ‘나파벨탄’…“코로나 중증·변이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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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중증 치료제 후보
항체치료제보다 변이 대응 용이
다음 달 중순 허가 여부 결정

조선비즈

종근당의 코로나19 치료제 후보 의약품 ‘나파벨탄’. /종근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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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근당(185750)의 ‘나파벨탄’(성분명 ‘나파모스타트’)이 셀트리온(068270)의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성분명 ‘레그단비맙’)에 이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산 2호 치료제로 유력해졌다. 나파벨탄은 경증·중등증 치료제인 렉키로나와 비교해 중증 환자를 치료할 수 있고 바이러스 변이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전날 종근당은 나파벨탄의 임상 2상 결과를 제출하며 조건부 허가 신청을 했다. 식약처는 40일간 전문가 자문을 포함한 검토를 거쳐 다음 달 중순에 허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종근당은 "임상을 통해 나파벨탄의 코로나19 중증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고 했다. 항체치료제가 일부 경증과 중등증 환자를 타깃으로 사용 허가를 받은 가운데, 나파벨탄이 사용 허가를 받을 경우 중증 환자의 사망을 예방하기 위한 치료 옵션도 생기게 된다.

종근당은 국내엔 중증 환자 수가 적어 임상시험이 힘들다고 판단, 지난해 8월 정부와 협의해 러시아에서 임상 2상을 시작했다. 중증 환자 104명을 대상으로 나파벨탄 투여군과 대조군의 치료 효과를 28일간 비교한 결과, 투여군의 94.4%가 회복돼 대조군(61.1%) 대비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보였다. 임상 기간 중 사망 사례도 나파벨탄 투여군이 0건으로 대조군(4건)과 차이가 났다.

종근당은 또 "나파벨탄이 최근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과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는 남아프리카공화국발(發) 변이 바이러스에 효과가 없는 것으로 확인돼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바이러스의 표면 돌기와 결합해 감염력과 독성을 없애는 항체치료제는 바이러스 변이로 돌기 구조가 변하면 무력화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나파벨탄은 바이러스가 세포 침투를 위해 필요로 하는 몸속 물질인 ‘TMPRSS2’의 기능을 억제하는 원리기 때문에 치료 효과가 변이와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투약 편의성은 항체치료제보다 떨어진다는 평가다. 두 치료제 모두 정맥에 투여하는 주사제지만 1회 투여 시간이 항체치료제(90분)보다 긴 24시간 정도로 알려져 있다. 종근당 관계자는 "어차피 중증 환자는 장시간 입원 치료를 받기 때문에 이 점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나파벨탄은 원래 췌장염 치료제로 출시된 의약품이다. 지난해 5월 한국파스퇴르연구소가 기존 의약품에서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찾는 ‘약물 재창출’ 연구를 통해 이 약이 "세포실험 결과 렘데시비르보다 600배 높은 효능을 가진다"는 결과를 얻어 국제학술지 ‘바이러스학 저널(JMV)’에 발표했다. 감염된 세포에 나파모스타트를 주입한 결과 렘데시비르의 600분의 1 만큼의 양으로도 바이러스 활성을 줄이는 효과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식약처는 나파벨탄의 검토 일정을 아직 확정하지 않았지만, 셀트리온의 전례를 참고하면 이달 하순부터 전문가 3중 자문회의를 거쳐 다음 달 중순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의 경우 허가 신청일(지난해 12월 29일)로부터 약 3주 후인 지난 1월 18일 첫 자문 결과가 나왔고, 다시 약 3주 후인 지난 2월 5일 최종 허가를 받았다.

김윤수 기자(kysm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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