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정유·수출시설
“타격전 요격…피해 없다”
지정학적 위험 우려 상승
감산 이은 공급부족 압박
사우디아라비아 라스타누라에 위치한 사우디 아람코 원유 저장 탱크 및 정제 시설. [게티이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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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동부 지역이 예멘 반군의 공격을 받았다. 이의 영향으로 북해산 브렌트유는 22개월 만에 처음으로 70달러선을 넘어섰다. 사우디 동부 지역은 글로벌 1위의 정유시설과 석유 수출항이 위치해 있어 증가세를 보이던 국제 유가의 상방 압력을 더 키울 것으로 보인다.
예멘 반군 후티는 7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동부주 라스타누라의 아람코 석유시설을 향해 드론과 탄도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후티는 사우디 담맘, 아시르, 자잔의 군기지도 공격했다.
이와 관련해 사우디 당국은 이날 오전 라스타누라의 유류 저장소에 바다로부터 날아온 드론 공격을 받았으나, 드론이 목표물에 도달하기 전에 파괴했다고 밝혔다. 사우디 당국은 또 탄도미사일의 파편이 사우디 동부 도시 다란의 거주지에 떨어졌다면서 재산 및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사우디군은 이날 오전 예멘 반군 후티의 드론 12대와 탄도미사일 2발을 요격했다고 발표했다. 사우디군은 이 발표 뒤 반군 후티가 통제하는 예멘 수도 사나 등을 전투기로 공습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반군 후티는 최근 예멘 북부의 정부군 거점인 북서부 마리브주 장악을 시도하면서 동시에 사우디에 대한 공세도 강화했다. 특히 지난달 미국이 반군 후티에 대한 테러 조직 지정을 철회한 이후 반군의 사우디 공격 빈도가 늘어났다.
이로써 런던 국제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는 2019년 5월 19일 이후 처음으로 70달러선을 돌파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역시 60달러 후반까지 올라왔다. 지난주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주요 산유국)가 당초 산유량을 늘릴 것이란 전망과 달리 감산 연장 결정을 내리면서 국제 유가는 강한 상승세를 이어갔고, 이번 사우디 원유 시설 피습이 공급의 불안 요인으로 증대될 경우 이런 흐름을 더 가중될 거란 관측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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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컨설팅업체 에너지 애스펙츠의 암리타 센은 “사우디는 석유 공급에 대한 직접적인 타격을 피한 것으로 보이지만 석유 거래업체들은 이번 사안을 시장에 대한 위협으로 심각하게 받아들일 것”이라며 “공급을 둘러싼 지정학적 위협은 가격의 프리미엄을 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멘 내전은 2014년 말 반군이 수도 사나를 장악하며 촉발된 이후 6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2015년에는 사우디와 미국 등이 예멘 내 이란의 영향력 확대를 막겠다며 개입해 분쟁이 본격화했다. 이 사태로 현재까지 13만명 이상이 숨졌으며 300만명이 넘는 난민이 발생했다.
최근 골드만삭스는 올해 배럴당 국제유가가 상반기 75달러, 하반기 80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유가가 상승하면 공급 증가 리스크는 커지는 반면 수요의 회복 속도는 완만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문제는 증산 여력이 있는 OPEC+와 북미 셰일가스가 언제 증산에 나설 지 여부다. 증산으로 가격 상승 압력이 약화되면 국제원유 시장에 몰렸던 헤지펀드 등의 투기자금이 이탈하면서 가격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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