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6 (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산유국 증산폭 줄이니…유가 4.2% '껑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4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2년 만에 최대 폭으로 급등했다.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당초 다음달 대폭 증산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소폭 증산만 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4.2%(2.55달러) 급등한 63.8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 마켓데이터에 따르면 2019년 4월 30일(배럴당 63.91달러) 이후 1년10개월 만에 하루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WTI는 장중 배럴당 64.86달러까지 치솟았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4.17% 오른 66.74달러를 기록했다.

국제유가가 급등한 건 OPEC+가 이날 영상으로 진행한 석유장관회의에서 예상과 달리 현재 감산 수준을 유지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OPEC+는 시장 불확실성을 고려해 이달 생산 수준을 다음달에도 이어가기로 합의했다. 러시아와 카자흐스탄만 다음달 적정 수준의 증산을 허용하고, 나머지 회원국들은 현재 수준을 이어가기로 한 것이다.

특히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하루 100만배럴 규모의 자발적 감산을 다음달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압둘아지즈 빈살만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감산 중단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OPEC+가 소폭 증산을 결정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원유 시장 관계자들은 평가했다. 원유 시장은 OPEC+가 다음달부터 산유량을 하루 50만배럴 더 늘리고, 사우디는 자발적 감산을 철회할 것이라고 전망해왔다. 이 같은 우려 때문에 지난 2일 WTI 가격은 배럴당 6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일각에서는 OPEC+가 대규모 증산에 나서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블룸버그는 "채권시장이 인플레이션 조짐에 긴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OPEC+ 결정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에 고민을 안길 수 있다"고 전했다.

OPEC+는 다음달 1일 다시 회의를 열고 증산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미국이 인권문제로 사우디를 압박하자 사우디가 감산 연장으로 되받아쳤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근 인플레이션 압박을 받고 있는 미국에 부담을 주기 위해 유가를 높게 유지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도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카슈끄지' 암살을 승인했다고 결론짓고 관련 인사들을 제재했다.

한편 국제 금값은 약세를 이어갔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0.9%(15.10달러) 내린 1700.70달러에 마감돼 1700달러 선을 겨우 유지했다.

[김제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