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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비만 걱정? 피자 편견을 깬 피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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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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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는 채소다.'

거짓말 같지만 미국에서는 피자가 채소로 분류돼 있다. 피자를 만들 때 테이블스푼 두 숟가락 이상, 즉 30㎖ 정도의 토마토 페이스트(토마토를 으깨어 만든 소스)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이 사실이 유명해진 것은 2011년이다. 취임 초부터 비만과의 전쟁을 펼쳐온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급식 가이드라인 개정과 관련 법 수정 등을 추진했다. 수정안에는 급식에서 감자·고구마 같은 전분성 채소와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대신 통밀 제품을 늘리는 내용 등이 들어 있었다. 특히 미국 급식에서 최고 인기 메뉴인 피자를 추방하기 위해 토마토 페이스트가 최소 반 컵(120㎖) 이상 들어간 식품을 채소로 규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피자 업계, 소금 업계 등이 막대한 로비자금을 살포하며 의원 포섭전에 나섰고 결국 피자를 채소로 분류한 기존 규정은 유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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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피자 미스터트리오. [사진 제공 = 미스터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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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스꽝스러워 보이는 사건의 원인은 피자가 건강하지 않은 식품이란 인식 때문이다. 만약 피자가 건강한 음식이었다면 급식에서 피자를 추방할 이유는 없었을 것이다. 고지방·고열량 식품인 피자는 건강에 매우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즈를 잔뜩 얹은 피자는 포화지방과 열량을 과잉 함유하고 있어 심장병과 비만의 원인이 된다. 토핑과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라지 피자 한 조각의 칼로리는 최소 200㎉에서 최대 450㎉ 정도다. 한 조각만으로도 약 300㎉인 밥 한 공기와 비슷한 수준의 칼로리가 섭취되는 셈이다. 또 반죽, 치즈, 햄, 소스 등에 첨가된 높은 염분도 피자를 건강에 좋지 않은 식품으로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

업계에서 추산한 국내 프랜차이즈 피자 시장 규모는 2017년 2조원을 달성한 이후 현재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냉동 피자 시장은 2019년 676억원에서 지난해 919억원 규모로 35% 급성장했다. 국내 피자 시장은 2조원이 넘는 거대 시장이지만 피자에 대한 이미지는 좋지 않다. 하지만 최근 들어 건강에 좋지 않은 불량식품의 대표 주자로 여겨졌던 피자가 변하고 있다. 동물성 성분이 들어가지 않은 채식 피자부터 다이어터를 위한 피자, 한 조각이면 충분한 1인 피자까지 무궁무진한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피자컬리'의 '에그플란트 베지 피자'는 채식주의자를 위한 냉동 피자다. 국제 비건 소사이어티의 비건 인증과 할랄 인증을 받은 비건 치즈를 사용해 일반 슈레드 모차렐라·체더치즈를 사용한 피자 대비 칼로리가 평균 30% 정도 낮다. 또 밀가루 반죽 대신 콜리플라워 반죽을 사용해 칼로리와 탄수화물 함유량은 낮추고 식이섬유와 단백질 함유량을 높였다. 일반 냉동 피자 제품이 150g당 탄수화물과 나트륨이 각각 50g, 750㎎ 정도 들어 있는데 반해 피자컬리 제품에는 43g, 450㎎가량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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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케어코리아 닭가슴살 마라 피자. [사진 제공 = 쓰리케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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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 감량에 신경 쓰는 다이어터를 위한 냉동 피자도 있다. 다이어트 식품 브랜드 '쓰리케어코리아'의 '포켓쉐프 닭가슴살피자'는 다이어트와 단백질 보충,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싶은 소비자를 위한 제품이다. 마라피자와 크림피자 총 2종으로 출시된 포켓쉐프 닭가슴살피자는 단백질 토르티야 반죽 위에 닭가슴살 토핑을 올렸다. 포켓쉐프 닭가슴살 피자 한 판에 담긴 단백질은 16g으로 콩 약 400개의 단백질 함유량과 같다.

피자가 칼로리가 높다고 알려진 이유 중 하나는 1인분 이상을 섭취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피자 레귤러 사이즈는 2~3인분, 라지 사이즈는 3~4인분에 해당한다. 1인 가구는 피자를 먹고 싶어도 최소 2~3인분인 레귤러 사이즈를 시켜 먹어야 해 과식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고피자'는 1인 피자 특화 브랜드로 합리적인 가격과 트렌디한 메뉴 구성으로 맛과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고객들에게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특허받은 자동화덕 '고븐(GOVEN)'과 자체 개발한 초벌 반죽 '파베이크 도(dough)'를 사용해 피자 조리 시간을 단축했다. 이를 보다 건강한 것으로 알려진 담백한 화덕피자를 패스트푸드 형태로 소비자에게 빠르고 편리하게 제공한다.

건강한 도(밀가루에 물과 다른 재료 등을 넣어 만든 된반죽)에 신경 쓴 피자도 있다. '피자알볼로'는 진도산 친환경 흑미를 넣은 반죽을 사용하고 있다. 반죽의 발효 과정 또한 독특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일반적인 반죽이 개량제나 첨가제를 넣고 고온에서 강제 발효되는 반면, 피자알볼로는 개량제와 첨가제 없이 3도 저온에서 72시간 자연적으로 숙성된 반죽을 사용하고 있다. 흑미가 들어간 반죽은 겉은 바삭, 속은 쫄깃한 맛을 선사한다. 흑미를 넣은 반죽은 일반 밀가루 반죽에 비해 편안한 소화감이 장점으로 꼽힌다.

고양이도 반할 '묘'한 피자도 있죠

펫 전용 메뉴부터
치즈 5배 핵폭탄 피자
흑당 듬뿍 든 이색피자도

이탈리아가 만들고 미국이 키운 피자는 세계 각국으로 전파되며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해왔다. 지구촌 어디에서나 먹는 음식인 만큼 인류는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피자에 수많은 시도를 했다. 파인애플을 올린 하와이안피자, 키위피자, 두리안피자 등 각국 이색 피자는 해외 이야깃거리의 단골 소재로 등장했다.

피자의 변화는 계속되고 있다. 다른 나라에선 볼 수 없는 이색 피자들이 우리나라에서도 등장하고 있다.

피자알볼로는 지난해 12월 피자와 핫도그가 만난 '서울핫도그피자'를 선보였다. 순수 국내산 돈육으로 만든 통소시지를 주재료로 내세웠다. 피자 조각마다 랜치소스, 체더치즈소스, 레드소스, 브라운소스 등을 사용해 소시지 풍미를 한층 살리는 동시에 네 가지 맛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미스터피자는 2019년 흑당, 타피오카 펄, 초콜릿 치즈 케이크, 견과류 등을 활용한 이색 피자를 출시했다. '흑당버블티피자'는 부드러운 모차렐라와 흑당에 졸인 타피오카 펄을 듬뿍 올린 후 진한 흑당소스로 마무리한 피자다. '흑당씨앗피자'는 씨앗호떡에서 영감를 얻은 메뉴로 흑당소스와 호두, 해바라기씨, 땅콩 등 각종 견과류가 한데 어우러져 오독오독 씹히는 식감과 고소함이 매력이다.

반려동물을 위한 피자도 있다. 지난해 미스터피자는 반려동물을 위한 피자 '미스터펫자(Mr.Petzza)'를 출시했다. 미스터펫자는 미스터피자 인기 메뉴인 '치즈블라썸스테이크' 피자에서 영감을 얻어 개발한 반려동물 전용 피자다. 반려동물을 위한 제품인 만큼 미스터펫자는 동물에게 유익한 건강 식자재를 엄선해 맛과 영양에 모두 신경 썼다. 소화가 어려운 밀가루 대신 쌀가루로 반죽을 만들었다. 재료는 일반적인데 상식을 뛰어넘는 양으로 이색피자로 불리는 경우도 있다. 피자마루의 '치즈 핵폭탄 피자'와 '치즈 폭탄 피자'는 치즈를 각각 1㎏, 500g 올린 제품이다. 일반적인 피자가 한 판에 200g 정도 치즈가 올라가는 것과 비교했을 때 치즈 핵폭탄 피자는 치즈만 5배에 달한다. '페퍼로니 치즈 폭탄 피자'는 치즈폭탄 피자에 이어 피자마루에서 선보인 또 다른 폭탄피자다. 치즈폭탄 피자 위에 약 80~90개의 페퍼로니를 빽빽하게 올린 제품이다.

[강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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