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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황교안, 정계복귀 시사 “도적들이 주권 찬탈하고 국민 노예로 만들려해”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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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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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가 지난해 4·15 총선 참패 후 자리에서 물러난 뒤 약 11개월만에 정계 복귀를 시사했다.

황 전 대표는 5일 페이스북에서 이육사 시인의 시 ‘광야’를 공유하며 “나라로부터 큰 혜택을 받은 내가 이렇게 넋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고 다짐했다”고 운을 띄웠다.

황 전 대표는 “이육사 선생 같은 초인은 아닐지라도 작은 힘이라도 보태야겠다”며 “보잘 것없는 힘이지만 무엇인가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요즘 일부 도적들이 주권을 찬탈하고 국민을 노예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 권력 찬탈을 위해 온갖 불법과 무도한 일을 벌인다. 대한민국을 좀먹는 무리”라고 문재인 정권을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여권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추진을 겨냥해 “도적을 잡아 국권을 주인에게 돌려줘야 할 공권력을 ‘공중분해’하려고 한다”며 “방치해선 안 된다. 이육사 선생이 ‘선조가 피로써 찾고 지켰던 대한민국에서, 너희들은 진정 주인인가’ 하고 묻는 것 같다. 부끄럽게도 할 말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황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이번 재보선 때 정권 폭주 견제에 힘을 보태겠다는 생각”이라며 “넓게 보면 정계 복귀가 맞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대권 도전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세계일보

황교한 전 대표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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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황교한 전 대표 페이스북 글 전문.

도무지 끝날 것 같지 않던 겨울이 어김없이 물러나고 있습니다. 드디어 매화향이 그윽한 봄이 다시 찾아왔습니다. 코로나사태나 문재인정권의 폭주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 믿습니다.

"매화는 혹한의 추위에 얼어 죽을지라도 결코 향기는 팔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 절개와 지조 그윽한 매화향을 좇아, 퇴계선생과 그의 후손 이육사 선생의 고향 안동을 찾았습니다.

엊그제 ‘3.1절’ 102주년을 맞았습니다. 100여 년 전 우리 선조들은 맨몸으로 일제의 총칼에 맞섰습니다. 그 가슴 뛰는 기억을 떠올리며, 저는 오늘 독립운동가 이육사 선생을 기리는 자리에 섰습니다. 이육사 선생이 ‘선조가 피로써 찾고 지켰던 대한민국에서, 너희들은 진정 주인인가’ 하고 묻는 것 같습니다. 부끄럽게도 할 말이 없습니다.

스스로 묻습니다. 우리는 진정한 국가독립과 국민주권을 지켜내고 있는가?

수많은 선조들이 값진 희생을 치르고 세운 나라입니다. 그런데 요즘 일부 도적들이 주권을 찬탈하고 국민을 노예로 만들려 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찬탈한 권력을 지키기 위해 온갖 불법과 무도한 일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들은 ‘국민공복의 굴종’, ‘국민의 경제적 궁핍’, ‘젊은이들의 미래포기’를 강요하며 대한민국을 좀먹는 무리들입니다. 도적을 잡아 국권을 주인에게 돌려주어야 할 공권력을 ‘공중분해’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이제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됩니다.

이런 생각을 하며, 이육사 선생이 자신의 대표 시 <광야>를 구상한 시상지에 올랐습니다. 이육사 문학관 바로 앞, 조그만 언덕입니다. 이곳에서 보니 그가 가졌던 간절함과 웅지, 시 <광야>의 의미를 명료히 알 것 같습니다.

태초 대륙으로부터 달려온 백두대간의 기운이, 퇴계 이황선생이 나랏님으로 받은 봉지인 청량산에 이르러 모입니다. 그 산세는 낙동강이 감싸 도는 이곳을 차마 침범하지 못하고, 양쪽으로 갈라져 강줄기와 동무해 바다로 내달립니다.

이육사 선생은 이곳에서 백두대간과 낙동강의 기운을 받아 태어나고 자랐습니다. 초인을 부르던 육사선생은, 빼앗긴 산하를 찾기 위해 스스로 ‘초인의 길’을 걸었습니다. 한 세기 지나 그 자리에 선 저는, 나라가 다시 ‘나락의 길’에 들어섰음을 한탄합니다. 그리고 매화향 홀로 넘치는 봄날 다시 초인을 생각합니다.

이곳에서 이육사 선생의 외동딸 이옥비 여사를 뵈었습니다. 육사선생의 형님뻘로 같은 마을에서 자란 독립운동가 이원영목사님 생가에도 다녀왔습니다. 그곳에서 ‘너희에게 자유를 주었으니 다시 종의 멍에를 메지 말라’는 성경말씀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다짐했습니다. ‘나라로부터 큰 혜택을 받은 내가 이렇게 넋 놓고 있어서는 안된다’, ‘보잘 것 없는 힘이지만 무엇인가 해야 한다’. ‘이육사 선생 같은 초인은 아닐지라도, 작은 힘이지만 보태야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진군의 계절, 3월입니다. 3. 1운동 정신을 받들어 그들로부터 국민주권을 회복해야 할 때입니다. 안동 이육사 광야 시상지에서 광야시를 되새기며...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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