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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위안부 피해 왜곡’ 램지어 논문 게재 예정 학술지 출간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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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말까지 학계 지적 반론 요청

유력 학술지 APSR도 비판 가세

세계일보

마크 램지어(사진)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 왜곡 논문 게재를 예고한 국제학술지가 논란이 확산하자 3월호를 이번 달에 출간하지 않기로 했다. 115년 전통의 미국 유력 학술지 ‘미국정치학평론’(APSR)도 램지어 교수 비판 대열에 동참했다.

네덜란드 출판사 엘스비어가 발행하는 법경제학국제리뷰(IRLE)의 에릭 헬런드 편집장은 논문 저자인 램지어 교수에게 오는 31일까지 학계 지적에 대한 반론을 요청했다고 2일(현지시간) 소식통이 전했다. IRLE는 램지어 교수가 답변할 때까지 인쇄본 출간도 늦추기로 했다. 이에 따라 램지어 교수의 논문 ‘태평양전쟁의 성(性)계약’이 실릴 IRLE 3월호는 답변 마감 시한을 넘겨 4월 이후에나 출간될 전망이다.

학계의 한 관계자는 “인쇄본 출간을 늦추는 것은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한 다른 학자들에게도 피해를 주는 것이기 때문에 상당히 이례적인 결정”이라며 “램지어 교수에게 5주라는 긴 소명 시간을 준 배경이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학계에서 제기된 문제점을 소명하는 데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논문이 허술하다는 방증”이란 지적이 나온다. 향후 램지어 교수가 학자로서 활동하는 데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는 이유다.

APSR의 편집자 12명 전원도 이날 내놓은 성명에서 램지어 교수의 위안부 관련 논문을 비판하는 데 동참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치학, 여성학 등을 전공한 미국·캐나다 내 대학 소속 교수들이다. 수석 편집자는 클래리셔 라일 헤이워드 워싱턴대 교수와 켈리 카데라 아이오와대 교수가 공동으로 맡고 있다.

램지어 교수는 앞서 쓴 일본군 위안부 관련 논문에서 게임이론을 끌어들여 “위안부 피해자들이 ‘합리적 계약’에 따라 전쟁터에서 매춘에 참여했다”는 주장을 펼쳐 ‘망언’이란 비난을 샀다. 일제강점기 당시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당국과 자유로운 계약을 체결할 위치에 있지 않았다는 점에서 램지어 교수가 오류를 범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심지어 램지어 교수가 활용한 게임이론을 전공한 세계 유수 경제학자들조차 램지어 교수 비판 대열에 동참하면서 그는 사실상 ‘사면초가’로 내몰린 형국이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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