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를 면담하고 있다. 정 장관이 취임 후 '위안부' 피해자를 직접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최근 위안부 배상 판결과 국제사법재판소(ICJ) 회부 문제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2021.3.3/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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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취임식 때 모시려 했는데 방역이 상당히 엄격해…"
3일 정의용 외교부장관이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를 처음으로 만났다. 이날 한복 차림에 지팡이를 든 이 할머니는 서울 종로 외교청사 17층 대접견실로 김정한 아시아 태평양 국장의 부축을 받아 입장했다. 정 장관도 조금 앞선 발걸음으로 나아가 이 할머니에게 자리를 안내했다.
정 장관은 원형테이블 근처에서 나란히 마주 앉은 이 할머니에게 "먼길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다"며 "저희가 찾아뵈야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역 기준으로 이 할머니를 장관 취임식에 초청하기 어려웠다는 점도 설명했다. 이번 만남은 위안부 문제에 대한 피해자 할머니들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한 차원에서 마련됐다.
앞서 이 할머니는 지난달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가 위안부 문제 책임 규명을 위해 일본을 ICJ(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해 달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한 바 있다. 이날 비공개 면담 시간에 이 할머니는 정 장관에게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우리 정부가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요청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ICJ 제소와 관련해 신중하게검토한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정 장관의 이날 이 할머니 면담과 관련해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할머니의 입장을 청취하고 피해자 명예와 존엄 회복 문제, 문제 해결 방안 등에 대해 진솔한 의견을 나누는 의미 있는 자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만남은 장관 취임부터 23일 만에 성사됐다. 같은 기간 정 장관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 단 한 차례도 전화통화를 나누지 않고 있다. 새 외교부 장관이 이토록 장기간 일본 외무상과 통화를 나누지 않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강제징용과 함께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우리 사법부의 배상 판결 이후 일본과 관계가 경색된 결과다.
모테기 외무상은 정 장관이 취임한 날 양국 외교 관계에 대해 "전례없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제 징용·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우리 법원이 내렸던 배상 판결에 반발한 것이다. 1965년의 한일청구권협정과 2015년의 외교당국 간 위안부 합의에 어긋나는 것이라는 게 일본의 주장이다.
김지훈 기자 lhsh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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