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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안철수의 법칙]5번째 '단일화' 변수… 첫 '경선·완주' 이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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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편집자주] 실용정치를 표방하며 10년째 제3의 길을 걸어가는 안철수. 자칭타칭 중도의 상징이지만 그 때문에 거대 양당구도의 정치판에서 늘 단일화 물결에 휩싸였다. 그러나 2011년 이래 양보 혹은 무산만 있었을 뿐 경선을 통한 완주는 없었다. '철수'라는 오명도 붙었다. 2021년 그가 또 한번 한국 정치의 중심에 섰다. '안철수의 법칙'은 깨질까.

[the300]②'양보·무산'으로 승자 못된 안철수, 단일화 주인공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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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1일 오후 서울 중구 손기정 체육공원을 18세 유권자 청소년들과 함께 방문해 손기정 동상에 묵념 후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안철수측 협상대표인 정연정 교수와 무소속 금태섭측 협상대표인 김태형 대변인은 국회에서 경선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안철수 대표가 금태섭 후보에게 승리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제3지대 단일화 후보는 안철수 대표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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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야권의 제3지대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됐다. 야권 단일화를 위한 마지막 단계인 안 대표와 국민의힘 후보 간 경선만 남았다. 지난 10년간 주요 선거에서 안 대표와 단일화가 핵심 변수로 부상한 사례는 네 차례 있었다. 최종적인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경선은 한 번도 진행되지 않았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면에선 단일화는 있어도 경선은 없었던 '안철수 법칙'은 깨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네 차례 '안철수 단일화' 변수… '양보·무산' 택한 안철수

안 대표는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탄생의 일등공신"이라는 야권 일각의 비판을 받는다. 2011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자진사퇴로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박 전 시장에게 후보를 양보했기 때문이다. 당시 안 대표는 50%를 넘는 지지율에도 선거에 출마하지 않았다. 아무런 조건을 걸지 않은 일방적인 양보를 택했다. 안 대표 지지층을 흡수한 박 전 시장은 선거에서 이겼고, 추후 민선 첫 3선 시장이 된다.

2012년 대선에 무소속 후보로 뛰어든 안 대표는 2번째 단일화 국면을 맞는다.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과 안 대표 모두 단일화 없인 새누리당 후보로 나선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패할 것이란 공감대가 있었다. 단일화 협상은 이전투구 양상으로 전개됐다. 양측은 특사 채널까지 동원했으니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결국 안 대표는 후보등록일 직전 후보직을 던졌다. 하지만 대선 승자는 문 대통령을 108만표차로 따돌린 박 전 대통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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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3일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가 서울 종로구 공평동 진심캠프에서 열린 캠프 해단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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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 2017년 대선에서도 안 대표는 단일화 요구에 직면했다. 유승민 전 의원이 후보로 나선 바른정당은 '홍준표(자유한국당)-안철수(국민의당)-유승민'의 3자 단일화를 주장했으나, 안 대표와 홍 의원의 거부로 성사되지 못했다. 대선을 완주한 안 대표는 득표율 21.4%로 3위에 그쳤다.

이듬해 서울시장 선거에선 박 전 시장의 3선 저지를 위해 안 대표와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의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양측은 단일화 협상을 두고 기싸움만 펼치다 각자도생을 택했다. 결과는 52.8%라는 압도적인 득표율을 기록한 박 전 시장의 3선 등극이다.

안 대표는 네 차례 단일화 국면에서 두 번의 양보, 두 번의 완주를 택했다. 결과적으로 안 대표는 한 번도 승자가 되지 못했다. 단일후보가 당선된 사례는 2011년 박 전 시장이 유일하다.


첫 '경선 단일화' 유력… 나경원·오세훈 앞서는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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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제친 안 대표는 다섯 번째 단일화 국면을 앞뒀다. 오는 4일 국민의힘 후보가 정해지면 본격적인 단일화 협상에 돌입할 전망이다. 이미 단일화 방식을 둘러싼 양측의 기싸움이 시작됐다.

양보나 무산이 아닌 경선을 통한 단일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단일화 무산 시 필패라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안 대표와 나경원 전 의원, 오세훈 전 시장 등 유력주자들의 완주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중도층으로 외연 확장이 절실한 국민의힘과 제1야당의 지지층과 조직 기반이 필요한 안 대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측면도 있다. 안 대표와 금 전 의원이 경선을 통해 제3지대 후보를 결정한 전례 역시 경선 단일화 성사 가능성을 높인다.

안 대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유력 후보인 나 전 의원과 오 전 시장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영선 후보와 1대1 구도에선 호각세다. 머니투데이·경남매일·미래한국연구소가 여론조사업체 PNR리서치에 의뢰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단일후보 선호도에서 안 대표가 나 전 의원과 오 전 시장을 모두 이기는 것으로 나왔다. 안 대표와 나 전 의원의 가상대결에선 42.4% vs 26.2%, 오 후보를 상대로는 41.1% vs 26.1%로 각각 앞섰다.(PNR리서치 조사는 지난달 28일 서울 만 18세 이상 804명을 대상으로 유선전화 RDD 9%, 휴대전화 가상번호 91%로 무작위 추출해 유무선 자동전화응답 방식으로 진행했다. 응답율은 5.3%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5%p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정치평론가인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여론조사 문항을 둔 이견을 좁히는 것부터 쉽지 않다"며 "고비를 넘어 (안 대표로) 단일화가 이뤄지더라도 기호 2·4번 문제가 남는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국민의힘 입장에선 2번은 후퇴할 수 없는 마지노선이다. 김종인 비대위의 명운이 달린 것"이라며 "(4번은) 안 대표의 중도정치와 직결됐기 때문에 2·4번 논란이 단일화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고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진욱 기자 sj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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