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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아파트株 만들어 소액투자 가능하게…그래야 집값 잡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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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여 전만해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부동산 선거'가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현정권 최대 치부인 아파트값 급등으로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요동치는 일이 수년째 반복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선거가 본격화된 후 부동산 공약이 쏟아졌는데, 예상과 달리 시민들은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주요 후보들이 천편일률적인 아파트 공급정책을 발표하며 서로 '현실성 없다'는 공방만 주고 받은 결과다.

매일경제

4월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들이 발표한 아파트 신규공급 중심의 부동산 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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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전환의 조정훈 서울시장 후보의 공약집에는 신규아파트 공급대책이 없다. 그대신 서울주택도시공사(SH)를 통해 기존 강남3구 아파트의 20%, 서울 기타지역 아파트의 10%를 사들여 시장을 장악하고 집값을 잡겠다고 한다. 자체 추산한 비용만 약 245조원에 달한다. 공약이 터무니없이 거대한 탓에 현실성이 있는지 의문부터 갖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실현 가능한지를 묻는 질문에 조 후보는 "수십만채 공급을 약속한 다른 후보들은 1년 남짓한 임기동안 단 한채도 짓지 못하겠지만, 이 계획은 소기의 성과를 보여줄 수 있다"고 자신했다. 조 후보가 말하는 소기의 성과는 SH의 기업공개(IPO)다. 245조원의 소요예산을 조달할 핵심전략이 SH를 상장시키는 것이며, 통상 공기업의 IPO에 반년정도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당선 후 전력을 다하면 충분히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SH가 보유주택을 저렴하게 공급해 시장가격 상승을 억제하고, 부동산 투자수요를 SH주식으로 흡수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며 "지금은 서울아파트 가격상승에 배팅할 때 10억원 가량의 자본이 필요하지만, SH의 IPO를 통해서 5만원 남짓한 돈으로 투자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 설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매일경제

조정훈 시대전환 서울시장 후보의 '삽니다 서울아파트' 공약 포스터


- 왜 건설이 아닌 매입인가?

▷ 전국의 주택보급율은 100%를 넘어섰고, 서울시마저 주택보급율이 96%에 달한다. 단순히 주택수를 늘리는 게 아니라 주택시장을 '공공성이 강한 시장'으로 패러다임을 바꿔야하고, 이를 위해 SH가 시장지배적 참여자로 등장해야 한다. 서울 아파트의 20%를 보유하게 된 SH가 아파트 가격을 내린다고 하면 지금 정부의 공언과 달리 시장에 의미있는 시그널을 줄 수 있다.

- SH가 사들인 집은 어떻게 공급할 계획인가?

▷ 서울거주 무주택가구에게 시가에 비해 훨씬 저렴한 전월세, 반전세로 공급한다. 계약기간은 최대 6년으로 보장해 주거안정을 보장한다. 이를 통해 실수요자들이 싼 값에 강남 아파트에도 거주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되면 무리한 구매에 나서는 일도 줄어들 것이다.

- 구체적인 매입규모와 자금조달 방안은?

▷ 강남3구 전체 아파트 27만8485채의 20%인 5만5697채와 서울 기타지역 108만1515채의 10%인 10만8151채를 매입한다. 각각 평균시가인 24억5000만원·10억원을 적용하고 양도세 감면정책을 병행하면 총 245조2750억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매입 초기에는 채권발행으로 비용을 조달하며 추후 IPO를 통해 이자비용을 줄일 예정이다.

- 매입한 아파트를 싸게 공급하기만 하면 수익이 안 남지 않나. IPO를 해도 주식이 인기가 없을 것 같다.

▷ SH의 주식은 기본적으로는 배당주 성격을 띄게 될 것이다. 수십조원의 보증금을 투자운용해 수익(1988년 이후 국민연금의 연평균 수익률은 5.73%다)을 내고, 임대료 수익까지 더하면 주주들에게 충분한 배당을 제공할 수 있다. 아파트 가격이 빠르게 상승할 경우 일부 물량은 적은 차익을 보는 방식으로 매각할 수도 있다.

- SH가 대대적인 매입에 나선다고 하면 시장가격이 급등할텐데

▷ 다주택자가 공공기관에 주택을 팔 경우에 한해 양도소득세 중과를 완화하는 세법 개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오히려 기존 시가에 비해 훨씬 싼 가격에 매입할 것으로 기대한다.

- 집값이 급락하면 어떻게 하나?

▷ 서울의 집값은 떨어지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수립된 계획이다. 집값이 떨어지면 부동산이 안정되는 것이니 행복한 고민이다.

- 그동안 부동산 정책의 문제점이 있었다면?

▷ 2030 세대는 자산소득을 포기하고는 중산층의 삶을 영위할 수가 없는 상황인데, 부동산으로 돈 벌 생각하지 말라는 것은 국민정서로나 현실적으로나 맞지 않다. 매번 '여기서 밀리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무리수만 반복해 문제해결에서 멀어지고 말았다.

- 또다른 부동산정책은?

▷ 청약시장에서 소외된 1인가구도 생애최초특별공급 청약제도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무주택 성인들에게 무주택 기본소득을 지급하려 한다. 무주택 기본소득은 연 100만원에서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다.

매일경제

서울시 한강변 아파트 단지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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