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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다들 안심하고 맞았으면" "어르신 위해 왔죠"…긴장된 접종 첫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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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전국 요양병원·요양시설·보건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이날 오전 관악구보건소에서 정정희 관악치매전문요양센터장이 관악구 1호로 접종을 받고 있다. /이진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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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요양시설 인원 접종 시작…우려·기대 공존

[더팩트ㅣ이헌일·이진하 기자] "처음 연락을 받았을 때는 '하필 왜 (나지)?'라는 생각도 했다. 모두가 접종해야 한다면 국가기관 종사자로서 먼저 백신을 접종하는 것도 용기라 생각해 수락했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26일 오전 관악구보건소에서 접종을 받은 정정희 관악치매전문요양센터장은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이날 오전 9시부터 전국 요양병원·요양시설과 일부 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만 65세 미만 요양병원·요양시설 입소자와 종사자 가운데 접종에 동의한 28만9480명이 대상이다.

오전 9시 20분쯤 접종 장소인 성동보건소 4층 접종센터는 예진과 접종, 접종 후 관찰 등 절차를 위한 준비가 모두 갖춰진 상태였다. 의사 1명, 간호사 5명과 보건소 관계자 등이 각자 자리에서 차분히 접종 시작을 대기했다.

성동구보건소에서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10명의 접종이 예정돼 있었다. 모두 이암노인요양원에서 일하는 요양보호사로, 10시에 5명, 10시30분에 5명이 접종을 받기로 했다.

오전 10시 정각이 되자 첫 접종자 5명이 접종센터로 들어왔다. 차례대로 예진을 받은 뒤 접종실에서 백신 주사를 맞고 별도로 마련된 관찰실로 이동했다. 접종 직전 간호사는 접종 대상자에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게 된다"며 주의사항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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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전국 요양병원·요양시설·보건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이날 오전 성동구보건소에 마련된 접종실에서 관계자가 접종 준비를 하고 있다. /이헌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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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구 1호 접종자인 황인혜 씨(56·요양보호사)는 "필수노동자인 요양보호사들에게 먼저 접종을 해줘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내가 코로나 걸리면 (어떡하지) 걱정하고 살았는데 접종 이후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지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접종은 일반 백신하고 똑같은 것 같다. 특별한 증상은 없다"며 "먼저 맞는다는 부담은 없었고, 노인 분들 위해 맞아야 된다는 생각이었다"고 했다.

황 씨에 이어 접종을 받은 김복란 씨(59·요양보호사)는 "어르신들 케어하는 (직업이라서) 제가 맞아야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고 어르신들 폐를 끼치지 않을 수 있다"며 "주변에서 (백신에 대해) 여러 얘기를 들었지만 맞는게 좋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날 관악구보건소에서도 오전 9시30분부터 접종이 진행됐다.

관악구 첫 접종자인 정정희 관악치매전문요양센터장은 "처음 연락을 받았을 때는 '하필 왜?'라는 생각도 했다"며 "모두가 접종해야 한다면 국가기관 종사자로서 먼저 백신을 접종하는 것도 용기라 생각해 수락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있는 상황이다보니 불안할 수 있겠지만 접종 후 충분한 시간 동안 이상 반응 여부를 체크하는 등 후속 조치가 있으니 많은 분들이 믿고 접종을 하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같은 곳에서 접종한 김미숙 씨(62·요양보호사)는 "나는 백신을 신뢰하기 때문에 기관에서 연락이 와서 수락했다"며 "우리가 1차로 접종하고, 괜찮다는 것이 증명돼 많은 이들도 안심하고 접종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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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전국 요양병원·요양시설·보건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성동구 1호 접종자인 황인혜 씨(56·요양보호사)가 접종을 받고 있다. /이헌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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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천구보건소에서는 1호 접종자가 바뀌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원래 처음으로 접종받기로 한 류경덕 씨(64·요양보호사)가 예진 과정에서 체온이 37.5도로 측정돼 상태를 잠시 지켜보고 접종하기로 해서다.

금천구 1호 접종자가 된 신정숙 씨(60·요양보호사)는 "백신을 맞으니 기분도 괜찮고 안심이 되고 좋다"며 "나만 괜찮으면 되는 게 아니라 주위에 영향이 있으니까 맞는 게 맞다"고 생각을 밝혔다.

이어 "뉴스를 보고 처음에는 안 맞고 싶었다. 부작용도 있었다고 하고 외국에서는 죽었다고도 하고"라며 "(그러나)그보다는 건강에 도움이 많이 되니까, 또 내가 요양보호사 아니면 안 맞았을텐데 어른들을 케어하니 당연히 맞아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같은 곳에서 접종을 받은 최정옥 씨(58·요양보호사)는 "나 때문에 100명이나 되는 어르신들이 문제가 생기면 안되니까 그 긴장감, 두려움이 내가 걸리는 것보다도 너무 무섭다"며 "그런 상황에서 이제 백신이 나와서 좀 편할 것 같다"고 안도감을 보였다.

hone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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