램지어 교수 '자발적 매춘부'로 규정…30년 노력에 정면 도전
"일본 공창 제도 아래 인신매매 관습이 위안부 징집 가능케 한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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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연합뉴스) 김호준 이세원 특파원 = 존 마크 램지어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위안부 논문에 대한 비판에 나선 일본 시민단체는 당사자의 의사에 반해 성노예 상태를 강요한 것이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본질이라고 보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램지어 교수는 피해자를 일종의 자발적 매춘부로 규정함으로써 1991년 피해자 김학순(1924∼1997) 씨의 공개 발언 이후 약 30년간 이어진 일본군 위안부 문제 진상 규명 및 해결 노력에 정면으로 도전한 셈이다.
1991년 8월 일본군 위안부 피해 경험을 증언하는 김학순 씨 |
일본 시민단체 '파이트 포 저스티스'는 공식 운영 중인 사이트에서 "위안부 피해자 여성들은 자발적으로 위안부가 된 것이 아니다"라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이 단체는 연구 성과를 근거로 위안부 동원에 대해 ▲ 일본군에 직접 연행된 경우 ▲ 일본군이 점령한 마을의 대표자에게 여성을 바칠 것을 명령한 결과 위안부로 보내진 경우 ▲ '공장에서 일하지 않겠어'라는 등의 거짓 권유에 속아 위안부가 되어버린 경우 ▲ 가난 때문에 부모가 팔아넘겨 위안부가 되어버린 경우 등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어떠한 경우라도 위안소에서는 군의 허가 없이 위안소를 벗어날 수 없었으며, 본인의 의사에 반해 성노예 상태를 강요당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램지어 교수가 1991년에 발표한 '예창기작부계약'이라는 제목의 태평양전쟁 전 일본의 공창(公娼) 제도를 다룬 논문도 사실과 다른 오류가 많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램지어 교수는 30년 전 논문에서 일본의 창기(娼妓), 예기(芸妓), 작부(酌婦)를 업자와의 계약 관계로 다루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는 자발적 매춘부라는 이번 논문의 논리와 유사한 셈이다.
지난달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중학동 옛 일본대사관 소녀상 앞에서 제1475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열리고 있다. |
파이트 포 저스티스는 태평양전쟁 전 일본의 공창 제도하에선 여성 인신매매가 이뤄졌고, 창기, 예기, 작부 등은 스스로 그만둘 수 없는 '성노예' 상태나 마찬가지였다고 소개했다.
일본군 위안부로 동원된 피해자들은 대부분 공창 제도 및 매춘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여성들이었지만, 당시 일본 내 공창에서 성노예 상태에 놓인 여성을 군과 군의 명령을 받은 업자가 이들의 처지를 이용해 위안부로 징집하기도 했다고 이 단체는 설명했다.
이 단체는 일본 내 공창 제도 하의 인신매매 관습이 위안부의 대규모 징집을 가능케 한 요인이기도 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파이트 포 저스티스는 다음 달 14일 일본사연구회, 역사학연구회, 역사과학협의회 등 학술단체와 함께 램지어 교수의 논문을 비판하는 온라인 세미나를 개최한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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