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6 (토)

이슈 드론으로 바라보는 세상

고소득·고신용자 몰려…카드론 1년새 3.3조 '쑥'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은행권 대출규제 강화에 수요 이동

우량고객 늘면서 금리도 4%대로↓

리스크 감소에 연체율도 줄어들어

은행 신용금리는 되레 높아져

금리변동 적은 카드론 수요 지속될 듯

이데일리

이미지투데이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신용카드 장기대출 상품인 카드론 규모가 지난해 두 자리 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급전 수요가 많아지기도 했지만, 고소득 및 고신용자들의 은행 대출길이 막히면서 카드론 등 2금융 대출 상품을 적극적으로 이용한 게 주효했다.

최근 은행 신용대출 문턱이 높아지고 대출금리가 상승 조짐을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금리 변동성이 낮은 카드론 증가세가 이어질 지 주목된다.

은행 대출 막히자 카드사 찾은 고신용자

2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주요 카드사 5곳(신한ㆍKB국민ㆍ삼성ㆍ하나ㆍ우리카드)의 지난해 카드론 이용액 규모는 29조4155억원으로 전년보다 12.7% 증가했다. 지난해에만 약 3조3000억원이 더 늘어난 셈이다. 카드사별로는 하나카드가 4조6080억원으로 전년보다 25.2% 증가했고, 삼성카드가 14.6%, 우리카드가 14.4%, 신한카드가 9% 순으로 늘었다.

지난해 카드론 이용이 확대된 데는 코로나19로 인한 생활자금 수요가 늘어난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고소득자와 고신용자들의 이용 확대 영향이 컸다. 보통 카드론은 시중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운 중·저신용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상품이지만, 지난해 하반기 고소득ㆍ신용자에 대한 은행권 신용대출 규제가 강해지면서 이들이 카드론으로 눈을 돌렸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카드론 사용자 중 한자리 수 금리를 적용받은 이용자 비중은 크게 늘었다. 카드사별로 작게는 2%대, 많게는 13%까지 확대됐다.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연 10% 미만 금리를 적용받은 이용자 비중은 현대카드가 지난해 6월 15.66%에서 지난해 말 28.93%로 늘었고, KB국민카드가 3.13%포인트, 신한카드가 2.94%포인트, 삼성카드가 1.27%포인트 늘었다.특히 카드사들 또한 ‘마이너스카드’를 부활시키는 등 고소득ㆍ신용자 대상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선 것도 한 몫했다. 지난해 우리카드와 롯데카드는 최대 한도 5000만원, 연 금리 4% 수준의 ‘마이너스카드’를 새롭게 선보였다.

고소득ㆍ신용자 등을 대상으로 한 우량대출이 늘어나면서 카드론 최저금리는 자연스럽게 하락했다. 지난해 말 카드사 최저 금리는 4%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KB국민카드의 경우 4.9%고, 우리카드는 5.2%, 신한이 5.3%, 현대카드가 5.5% 수준이다. 최저금리만 놓고 보면 2~3%대인 시중은행 신용대출 금리와 1%포인트 정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연체율(1개월 이상)도 떨어졌다. 지난해말 기준 하나카드의 연체율은 1.02%로 전년 대비 0.44%포인트 개선됐다. 이어 우리카드가 0.91%로 0.30%포인트, 신한카드는 0.22%포인트, KB국민카드가 0.17%포인트, 삼성카드가 0.16%포인트 개선됐다.

시장금리 오르자 대출 금리 높이는 은행권

시중은행 대출 문턱은 더욱 높아지는 모양새다. 우대금리를 없앤 영향도 있지만, 특히 최근에 국채금리가 오르며 시장금리가 상승 조짐을 보이면서 시중은행들이 이를 적용해 대출 금리를 빠르게 올리고 있다.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산정하는 기준에는 금융채(은행채)가 포함되는데, 최근 한국과 미국 국채금리가 오름세를 보이면서 금융채도 상승하게 된 것이다.

실제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의 신용대출 금리는 2.86%~3.59%로 6개월 전인 지난해 8월 2.34%~2.78%보다 최대 0.81%포인트가 넘게 상승했다. 마이너스 통장 금리도 1월 기준 2.89%~3.37%로 6개월 전인 2.46%~2.98%와 비교해 0.45포인트 올랐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쉽게 받아서 쓸수 있는 마이너스통장 만들기가 최근에 상당히 까다로워졌고, 우대금리도 없애서 사실상 시중은행에서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없다”며 “최근엔 그나마 메리트로 작용했던 신용대출 금리마저 오르면서 시중은행 대출규모가 점차 줄어드는 추세”고 말했다.

이어 “반면 카드사의 경우 분기에 한번씩 고객별로 적용되는 금리를 원가요소들 반영해서 재산정하기 때문에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거나 변동되지는 않는 편”이라며 “이에 사람들이 다소 손쉽게 받을 수 있는 카드론 등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이데일리

(그래픽=김정훈 기자)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