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부패방지국, '사기범들 백신 판매 시도' 경고…"EU 집행위, '유령 백신' 우려"
유럽연합(EU)기를 배경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라고 쓰여있는 약병이 놓여있는 이미지. [REUTERS/Dado Ruvic/Illustration=연합뉴스 자료사진] |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몇몇 유럽연합(EU) 회원국이 중개인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로부터 수억 회분에 달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급을 제안받았다고 보고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5일(현지시간) 전했다.
EU 부패방지국(OLAF)은 이날 로이터에 몇몇 EU 회원국으로부터 이 같은 정보를 받았다면서 지금까지 서로 다른 이 같은 제안을 다 합치면 9억회분이 넘고, 이에 대해 그들이 요구한 금액은 총 127억 유로(약 17조2천억원)가량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하는 제약사들은 각국 정부에 직접 판매만 한다고 밝히고 있다.
OLAF는 이달 초 사기 백신 제안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으며, 지난주에는 사기범들이 EU 27개 회원국에서 백신을 팔려고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로이터는 이는 사기범들이 예상보다 부족한 초기 백신 공급량과 느린 접종 속도로 비판을 받은 EU 내 코로나19 백신 접종 상황을 어떻게 이용하려 하고 있는지 보여준다고 전했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의 두 관리는 로이터에 시장에 있는 "유령 백신"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이 중 한 명은 "정말로 많은 양"이라면서 "이들 약병에 진짜로 무엇이 들어있는지 누구도 모른다"면서 "최선은 그것이 그저 작용하지 않는 것이며, 최악의 경우에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들 업자가 EU 회원국 정부에 제안한 백신은 대부분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라고 주장하는 백신이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리는 "이들 백신이 진짜인지 아니면 그냥 작은 약병에 담긴 소금물을 갖고 얘기하는 것인지는 불분명하다"라고 말했다.
dpa 통신은 한 소식통을 인용해 EU 집행위가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세계 각국 정부들이 제조업체들에서 직접 나오지 않은 백신 4억회분 가량을 공급하겠다는 제안을 받았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dpa에 "우리는 그것을 유령 백신이라고 부른다"면서 아마도 이미 많은 정부에 이 같은 제안이 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dpa는 OLAF와 함께 유럽경찰청(유로폴·Europol)도 이 문제에 대해 수사를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독일 일간지 빌트는 이날 한 중개인이 여러 정부에 이메일로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1억회분을 제안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독일 보건부 대변인은 이 같은 보도에 자국 정부가 백신 중개인으로부터 많은 제안을 받았다고 확인하면서 그러나 그러한 제안 중 어느 것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dpa는 전했다.
kj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