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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 선정

'가덕 신공항 특별법' 법사위 통과…28조 사업비에도 예타면제 특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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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본회의 처리 확실시
검증위 김해신공항 백지화 이후 석 달만
국토부 등 정부부처 반발에도 정치권 '마이웨이'


파이낸셜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부산에서 열린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전략 보고’에 참석, 가덕도 공항 예정지를 선상 시찰하며 이병진 부산시장 권한대행으로 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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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부산 가덕도 신공항 건설 특별법이 2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하며 26일 본회의 처리를 눈 앞에 뒀다. 국토교통부가 추산한 공사비만 28조원 이상 초대형 국책사업임에도 통상 경제적 타당성 검증을 위해 실시하는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등 특혜성 조항이 대거 담겼다. 사업 검증 절차를 무시한 정치권의 일방적 주도로 사업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길이 열린 것이다. 국토부·기획재정부·법무부 등 관계부처 뿐 아니라 상당수 여야 의원들마저 특별법 처리에 반대 목소리를 냈지만,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부산 표심을 의식한 여당의 광폭행보에 야당마저 동조하면서 '매표용 졸속법안'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회 법사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을 의결했다. 여야 합의를 거쳐 사전타당성조사 간소화, 예타 면제 등의 내용을 담은 특별법은 26일 본회의 문턱을 넘을 것이 확실시된다.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가 지난해 11월 김해신공항 백지화 결정을 한 이후 불과 석 달여 만이다. 이에 따라 2016년 세계적인 공항설계전문업체 파리 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의 타당성 평가에서 김해공항 확장, 밀양신공항보다 낮은 평가를 받았던 가덕도에 신공항이 들어서게 된다.

여야 정치권의 졸속 입법 추진에 정부부처는 일제히 반기를 들었지만, 법안 처리를 막지 못했다.

국토부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위원들에게 전달한 15쪽 분량의 보고서에 안전성·시공성·운영성·경제성 등 7개 항목을 평가, 가덕도가 신공항 입지로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당초 신공항 사업비도 앞서 부산시가 추산한 7조 5000억원보다 4배 많은 최대 28조 6000억원이 소요될 것이라고 봤다. 국토부는 "절차상 문제를 인지한 상황에서 가덕신공항 특별법에 반대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에 해당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기재부는 예타 면제 조항에 반대했다. 기재부는 "가덕신공항의 경우도 다른 일반적인 사업과 같이 기존에 추진해 오던 김해신공항 확장사업에 대한 처리방안 결정, 입지 등 신공항 추진을 위한 주무부처의 사전타당성검토 등을 거친 후 예비타당성조사를 통해 타당성 검증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국토위 법안소위 속기록을 보면 여야 국토위원들마저 특별법 처리에 강한 우려를 표했다. 민주당 국토위 간사인 조응천 의원은 예타 면제 조항에 "이 법이 통과돼도 공항을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길이는 어떻게 지을지 아무도 모른다"며 "(예타)면제하면 뭘 만든다는 거냐"라고 반문했다.

대구·경북(TK)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의원들과 정의당은 법안 처리에 거세게 반발했다.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과거 야당이 여당에게 외치던 '토건공화국'이 이렇게 실현되나 싶어 어안이 벙벙하다"고 했고, 강은미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두환 정권의 '평화의 댐', 이명박(MB) 정권의 '4대강 사업'에 이어 최악의 토건 사업"이라고 맹비난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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