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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을왕리 '치킨배달참사' 음주운전자 징역 10년·동승자 6년 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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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음주운전으로 가장 사망, 유족 상처 생각하면 엄벌 불가피"

동승자 변호인 "주의의무 책임 물을 수 있는지 의문"

아시아경제

지난해 9월 인천 을왕리에서 치킨배달을 하던 50대 가장을 차로 치어 숨지게 한 음주운전자(사진 왼쪽)와 동승자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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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지난해 9월 인천 을왕리해수욕장 인근에서 치킨 배달을 하던 50대 가장을 차로 치어 숨지게 한 음주 운전자와 동승자에게 검찰이 '윤창호법' 등을 적용해 중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25일 인천지법 형사3단독 김지희 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및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A(35·여)씨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또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사 및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교사 혐의로 함께 기소된 동승자 B(48·남)씨에게는 징역 6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은 음주운전으로 소중한 한 가정의 가장을 사망하게 해 죄질이 매우 중하다"며 "피해자는 성실하게 일을 해왔고, 사고 당일에도 생업을 위해 오토바이를 운전하다가 목숨을 잃어 유족의 상처를 생각할 때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술에 취해 제한속도를 초과해 운전하다가 오토바이를 충돌, 사망사고를 낸 만큼 죄질이 중하고, 동승자인 B씨는 만취한 A씨에게 운전을 하도록 해 주의 의무를 하지 않았으며, 특히 수사과정과 재판에서 책임을 축소하고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말을 반복해 죄질이 나쁘다"고 설명했다.


하늘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선 A씨는 최후 진술을 통해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으며 어떤 말로도 용서를 받을 수 없다는 걸 안다"면서도 "깊은 반성을 하고 있기에 고인과 유족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B씨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 정말 죄송하고 피해자와 그 가족분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이 법정에서가 아니라 직접 찾아뵙고 사죄를 드리고 싶고 꼭 합의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B씨 변호인은 "A씨가 수사기관에서 모순되거나 상반된 진술을 하고 있어 그 진술을 믿기 어렵고, B씨는 A씨가 술에 얼마나 취했는지 관념에 없는 상태에서 자신이 차를 운전하지 못하니 A씨에게 차 문을 열어준 것"이라며 "잠든 B씨에게 주의의무를 지키지 않은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B씨의 죄명 중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사죄는 그대로 유지하고 음주운전 교사죄에 음주운전 방조죄를 예비적으로 추가했다. 이는 음주운전 교사죄가 무죄로 판단되면 음주운전 방조죄로 처벌해 달라는 취지다.


이들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은 4월 1일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A씨는 지난해 9월 9일 0시 55분께 인천 중구 을왕리해수욕장 인근 도로에서 술에 취해 벤츠 승용차를 400m가량 몰다가 오토바이를 타고 치킨을 배달하러 가던 C(사망 당시 54세·남)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당시 A씨가 운전한 벤츠 차량은 제한속도(시속 60㎞)를 22㎞ 초과한 상태에서 중앙선을 침범해 역주행했고,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94%로 면허취소 수치(0.08%)를 훨씬 넘었다.


B씨는 사고가 나기 전 함께 술을 마신 A씨가 운전석에 탈 수 있게 리모트컨트롤러로 자신의 회사 법인 소유인 2억원 상당의 벤츠 차량 문을 열어주는 등 사실상 음주운전을 시킨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B씨가 A씨의 음주운전을 단순히 방조한 수준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부추긴 것으로 판단하고 둘 모두에게 이른바 '윤창호법'을 적용했다. 특히 음주운전 차량에 함께 탄 동승자를 윤창호법을 적용해 기소한 사례는 B씨가 처음이다


윤창호법은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내면 처벌을 강화하는 개정 특가법과 운전면허 정지·취소 기준 등을 강화한 개정 도로교통법을 합쳐 부르는 말이다. 윤창호법은 사망사고를 낸 운전자에 대해 3년 이상의 징역 또는 무기징역을 선고할 수 있도록 했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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