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통제에도 아침부터 줄 서는 시민들…경제 '패닉'
미얀마 양곤 거리에 위치한 군영 미야와디 은행 현금지급기 앞에서 2021년 2월 23일 시민들이 돈을 찾기 위해 줄 서 있는 모습.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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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미얀마에서 군의 일일 출금 제한 조치에도 군영은행에 돈을 맡긴 사람들이 출금을 위해 이름 아침부터 줄 서고 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소비중심지 양곤에서는 대부분의 민영은행이 문을 닫았고, 일부 국영은행들만 영업을 하는 가운데 자동인출기(ATM)에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미야와디 은행은 지난 1일 쿠데타 이후 보이콧 압력을 받고 있는 군영 은행 가운데 하나다. 전국적인 항의 시위자들은 은행 직원들에게 군에 의해 운영되는 은행 운영을 멈추고 일을 그만둘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직장인 툰나잉(43)은 "지난주 미야와디 은행 계좌에서 600만 미얀마 키야트(약 4500달러)를 찾기 위해 줄을 서기도 했다"며 "미야와디 은행에 대한 (자금 부족) 소문 때문에 돈을 찾으러 왔다"고 말했다.
미야와디은행은 미얀마에서 여섯 번째로 큰 국내 은행이지만 일일 출금 가능액은 50만키야트(370달러)이며, 지점별로 200명까지만 고객을 받고 있다.
이에 사람들은 예금인출 줄을 서기 위해 근처 호텔에 투숙하기도 한다.
미얀마 시민 A씨(64)는 "군부는 국영방송을 통해 우리 돈이 괜찮다고 발표해야 한다"며 "액수가 많은 건 아니지만 소문 때문에 걱정이 된다"고 토로했다.
호주 커틴 대학의 국제 비즈니스 전문가 휘트 테인은 AFP와의 인터뷰에서 "현금 부족 위험은 높지만 그 시기는 예측할 수 없다"며 "과거 군사정권 시절에는 돈을 찍어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인플레를 부추겼다"고 했다.
미얀마 경제는 쿠데타 이전에도 이미 코로나19 팬데믹과 봉쇄 조치로 타격을 입고 있었다. 공무원들의 업무 거부와 이를 요구하는 시민 불복종 운동으로 상황은 더욱 악화할 전망이다.
또한 미얀마 군부는 이미 미국, 영국, 캐나다, 유럽연합(EU)의 제재에 더해 국제적 평판 악화와 외국인 직접투자 감소 문제를 겪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쿠데타 당일 정치적 위험이 높아졌다며 미얀마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 5.6%에서 2%로 수정했다.
시민단체 '미얀마를 위한 정의'는 외국인 현금 유입이 잠정 중단되면서 현재 외환보유액 약 67억 달러 상당이 군부로 흘러 들어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기업들은 직원들의 월급 지급을, 노인들은 연금 지급 문제를 걱정하고 있다.
시민 B씨(85)는 "상황이 진정될 때까지 연금 인출을 안하고 있지만 몸이 아픈 친척들을 돌보고 있어 다음 달엔 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미야와디 은행 지점 앞에서는 경비원이 몰려든 시민들을 진정시키며 "임금 지급을 위한 기업 계좌 처리를 우선 처리한 뒤 현금인출을 재개하겠다"고 말했다고 AFP는 전했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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