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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팝인터뷰]"오스카 마음은 굴뚝"…한예리, 특별한 행운으로 남은 '미나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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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배우 한예리/사진=판씨네마 제공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배우 한예리가 '미나리'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뽐냈다.

영화 '코리아', '해무', '최악의 하루', '춘몽' 등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해온 한예리가 신작 '미나리'를 통해 할리우드에 진출한 가운데 '미나리'는 69관왕 157개 노미네이트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오스카 레이스의 청신호를 켜고 있다.

최근 헤럴드POP과 진행한 화상인터뷰에서 한예리는 '미나리'를 두고 특별한 행운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윤여정 선생님이 할리우드 H도 못봤다고 하셨는데, 나 역시 할리우드 진출이라는 거창한 생각은 안 하고 있다. 이게 내 마지막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물론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그렇게 되더라도 난 정말 좋은 작품을 했다고 생각해서 되게 만족스럽다. 이 작품이 다른 감독님들의 한국 배우와의 작업에 대한 마음이 열리는 계기가 된다면 더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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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나리' 스틸



한예리는 '미나리' 출연 제의를 받은 뒤 만난 정이삭 감독이 좋은 사람이라 함께 하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번역본으로 처음 받았다. 첫 번역이라 그런지 어떤 영화인지, 어떤 캐릭터인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었다. 잘 모르겠어서 감독님을 만나뵀는데 너무 좋은 사람이더라. 감독님의 어렸을 적 이야기나 살아온 과정들이 내 유년시절과 크게 다르지 않더라. 한국의 보통 가정에서 있을 수 있는 이야기들이라 공감대가 형성됐다. 우리가 함께 뭔가 더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어 "드라마 촬영 중이라 스케줄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태였는데 감독님이 너무 좋은 사람이라 내가 만약에 못하게 되더라도 좋은 한국 배우를 소개시켜드리겠다고 했다. 내 캐릭터가 한국 정서를 갖고 있어서 외국에서 캐스팅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내 스케줄이 확신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감독님이 날 기다려주셔서 감사할 뿐이다. 이렇게 좋은 영화가 될 거라고 생각하면서 작업한 건 아니다. 뭔가 재밌게 작업할 수 있을 것 같았고, 감독님이 너무 좋은 분이라 잘되면 좋겠어서 내가 일조할 수 있으면 기쁘겠다 싶었다"고 덧붙였다.

한예리는 극중 희망을 지켜내는 엄마 '모니카' 역을 맡았다. '모니카'는 새로운 시작을 꿈꾸는 남편 '제이콥(스티븐 연)'과 함께 미국 낯선 땅 아칸소로 온 인물이다. 한예리는 이민자라는 틀에 갇혀서 연기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이민자 이야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모든 가정에서 있을 수 있는 이야기로 생각했다. 이민자이기 때문에 이민자처럼 연기해야지라고 접근을 전혀 하지 않았다. 오히려 '모니카' 감정에 대해 생각을 더 많이 했다. '왜 '제이콥'을 사랑할까', '왜 여기 왔을까',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등의 생각들을 하면서 벌어진 이 모든 상황들을 '모니카'처럼 받아들이고, 그대로 표현하자는 생각을 많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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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한예리/사진=판씨네마 제공



무엇보다 '미나리'는 제37회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및 관객상 수상을 기점으로 전미 비평가위원회, 보스턴, 오클라호마, 노스캐롤라이나, 디스커싱필름, 그레이터 웨스턴 뉴욕, 콜럼버스, 뮤직시티, 샌디에이고, 샌프란시스코, 세인트루이스, 덴버, 뉴멕시코, 흑인 비평가 협회, 골드 리스트 시상식 등 미국 영화협회 및 시상식을 싹쓸이,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선댄스 영화제에서는 좋은 결과가 있고 나서 부둥켜안고 울고 축하한다고 서로 이야기도 하고 해서 뜨거웠던 느낌이 있었다. 이후 많은 좋은 소식들이 들리고 있지만, 지금은 사실 가깝게 있지 못해서 그런지 그만큼 뜨겁지는 않은 것 같다. 감사하지만 담담하게 보내고 있는 이 시간들이 좋다고 생각이 든다. 다음 작업을 위해서도 뭔가 붕 뜨지 않은 상태가 감사하다. 그럼에도 좋은 소식이 들리는 건 너무 기쁘다."

하지만 '미나리'가 미국 영화임에도 한국어 대사가 많다는 이유로 제78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 영화상에 분류돼 논란이 불거졌다. 미국 언론들도 비난을 쏟아냈다. 이와 동시에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이 4관왕을 달성한 만큼 '미나리'가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을지 기대되고 있기도 하다. 이에 한예리는 "당연히 아쉽다. 우리 영화는 배급, 제작, 감독님도 그렇고 미국 영화인데 그렇게 분류돼 모두 아쉬워한다. 가장 아쉬울 사람이 감독님일 거다. 감독님, 스티븐 연이 많이 속상하지 않을까 싶다. 오스카의 경우는 마음은 굴뚝 같다. 감독님, 윤여정 선생님께 좋은 소식이 있으면 좋겠다. 내심 기대를 해보겠다"고 털어놨다.

"감독님이 특별한 분이라 그런지 감독님을 그리고 '미나리'를 사랑하는 분들이 도움을 주러 현장에 많이 오셨다. 그분들이 개인적인 이득보다는 작품을 위해 에너지를 쏟는 모습을 보며 나 역시 그 감정들을 같이 공유하게 되더라. 촬영 내내 기분 좋은 에너지를 느낄 수 있어서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또 이런 행운이 온다면 좋겠지만, 없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작품을 떠나 우리가 촬영한 과정을 또 느낄 수 있을지 모를 만큼 특별했다. 시나리오에서는 '모니카'가 두드러지는 인물이 아니었는데, 감독님과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힘이 생겼다. 관객들이 영화를 다 보시고 나서 '한예리는 어딜 갖다놔도 할 몫은 충실히 해내는 배우구나'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너무 기분 좋을 것 같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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