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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부상자 돕던 10대에 총격"…분노한 미얀마, 시위 열기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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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달레이에서 총격을 받고 사망한 17세 소년 웨이얀툰(Wai Yan Htun)과 총을 든 미얀마 군인. [SNS 갈무리, 7Day 라이브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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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총격 사건의 여파에 미얀마에서 반(反) 쿠데타 시위의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수도 네피도, 최대도시 양곤, 제2도시 만달레이 등 주요 도시에서는 군부의 강경진압 예고에도 역대 최대 규모의 인파가 몰렸다. 시민불복종운동의 연장선상에서 총파업도 진행됐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에 따르면 이날 시위는 '22222 시위'(2021년 2월 22일)로 불린다. 1988년 8월 8일 열린 민주화 시위를 '8888 시위'를 본뜬 것이다.

양곤에 거주하는 미얀마인 킨래이씨는 중앙일보에 "주말 총격 사건의 여파로 도시마다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며 "8888 시위는 실패했지만 22222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간절함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만달레이에서 낮 시위 중 군·경의 실탄에 2명이 사망하고, 같은 날 밤 양곤에서는 자경단원 1명이 사망했다. 만달레이와 양곤에서 총격이 벌어진 순간은 라이브방송으로 실시간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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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언론사 7데이즈의 드론에 포착된 20일(현지시간) 만달레이 시위 현장 모습. 군·경이 발포하며 시위대를 해산시키고 있다. [7Days]


만달레이에서 사망한 17세 소년 웨이얀툰은 시위 현장에서 부상자를 돕던 중 머리에 실탄을 맞고 숨진 것으로 알려져 현지 사회에 충격을 줬다. 현지인들의 설명과 현지 매체에 따르면 사망한 소년은 민간 구급차에서 일하다 변을 당했다. 미얀마에서는 최근 코로나19 때문에 구급차가 부족해지자 민간 구급차가 많이 생겼다.

양곤에서는 컴컴한 밤에 동네를 지키던 주민이 이웃들이 보는 앞에서 머리에 총을 맞고 숨졌다. 그는 통행금지 시간 이후 동네에서 배회하는 차량을 잡고 이유를 묻다가 차량 안에 있던 경찰의 총에 맞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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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시위 참석 중 군·경이 쏜 실탄에 맞은 뒤 열흘 만에 사망한 먀 뚜웨 뚜웨 카인(20)의 장례식이 열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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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미얀마 제2도시 만달레이에서 열린 반(反) 쿠데타 시위.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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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앞서 수도 네피도에서는 시위 도중 실탄을 맞고 뇌사 상태에 빠진 뒤 19일 사망한 먀 뚜웨 뚜웨 카인(20)의 장례식이 엄수됐다. BBC는 "시위가 사망자들을 추도하는 분위기로 번지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국제사회는 미얀마 군부에 대한 제재 강화에 나섰다. 20일 영국 도미닉 라브 외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미얀마의 평화 시위대에 대한 발포는 선을 넘은 것"이라며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추가 조치를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영국 외무부는 미얀마 국방장관과 내무부 장·차관 3명에게 자산 동결과 여행금지 조치 발표한 바 있다. 21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미얀마 군부의 무력진압을 규탄하며 "미얀마 군정에 대해 계속 단호한 조치를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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