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롤러블(화면이 말리는) 스마트폰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LG 롤러블' 개발이 무산될 전망이다. LG전자는 23분기 영업 적자를 이어온 스마트폰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한다고 하지만, 사실상 '철수'로 가닥이 잡히면서 제품도 포기 수순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연내 출시를 예고했던 LG 롤러블 개발을 중단했다. 롤러블폰 핵심 소재인 롤러블 디스플레이 개발을 맡은 중국 BOE를 비롯해 제품 개발과 관련된 모든 업체에 개발을 보류하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일부 부품 업체들은 LG전자에 그동안 투입된 개발비 보상을 요구하려는 움직임까지 감지된다는 후문이다.
LG전자 롤러블폰 출시는 올초까지도 모바일업계의 가장 주목할 뉴스로 큰 기대를 모았다. 지난해 11월 유럽 특허청(EUIPO)에 이어 국내 특허청에 'LG 롤러블' 상표를 등록했고, 이후 12월에는 안드로이드 개발자 사이트에 롤러블 스마트폰용 에뮬레이터까지 등장했다.
올해 1월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1'에서는 LG 롤러블이라는 이름으로 티저 영상까지 띄우면서 출시를 확정하는 듯했다. 하지만 LG전자는 영상 공개 직후 불과 10일 만에 돌연 적자 누적으로 스마트폰 사업 매각을 포함해 사업 운영 방향을 검토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고, 이후 제품 출시도 불투명해졌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며 "롤러블폰 개발은 계속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업계는 제품 출시 시기도 특정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CES 이후 어떤 소식도 나오지 않는 만큼 사실상 시장 철수에 맞춰 개발 포기 수순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롤러블폰에 개발역량을 모으는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기술적 난관에 부딪혀 전반적인 스케줄이 밀렸다는 소문이 파다하다"면서 "개발을 지속한다 해도 사업 재검토로 사내 분위기마저 뒤숭숭한 상황이어서 정상적으로 제품이 나올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롤러블폰이 폼팩터의 혁신을 몰고와 정체된 스마트폰 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했던 만큼 이번 포기수순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많다. 특히 삼성전자는 물론 중국 업체들도 롤러블폰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경쟁의 강도가 약화되면서 롤러블폰 등장 시기도 전반적으로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업계는 이르면 내달 중순 개최되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LG전자가 MC사업본부의 운영 방향에 대해 발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매각 또는 사업 축소, 인력 재배치를 통한 점진적 철수 등 다양한 가능성이 거론된다.
박효주 기자 a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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