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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미얀마 '피의 주말'…군경, 무차별 발포로 최소 3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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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가 쿠데타에 항거하는 시민들을 향해 실탄을 발사해 최소 3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부상을 당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이를 두고 국제사회의 비판이 고조되는 가운데 현지 매체들은 희생자 장례식을 계기로 시민들의 반(反)쿠데타 시위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1일 미얀마 언론과 현지 시민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증언을 종합하면 미얀마 군경은 하루 전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향해 실탄을 발포했다. 이로 인해 10대 소년을 포함해 최소 3명이 숨지고 30명가량이 부상 당하는 등 지난 1일 군부 쿠데타 이후 최악의 유혈 참사가 벌어졌다.

사건이 발생한 곳은 미얀마 제2 도시 만달레이의 한 조선소로 군경은 쿠데타에 항의해 파업 중인 근로자들과 대치했다. 이에 시민 수백 명이 조선소로 몰려와 세를 더하며 군경을 압박하자 곧바로 군경이 고무탄과 새총, 최루탄에 이어 실탄을 무차별적으로 발포했다.

무방비 상태에서 군경의 실탄 공격을 받은 시민 2명이 목숨을 잃고 30여 명이 부상을 당했으며 이 가운데 절반가량은 총상을 입었다고 AFP통신이 현지 응급 의료팀을 인용해 보도했다. 로이터통신도 군경의 실탄 사격 등으로 20명이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이 가운데 머리에 총상 입은 사람을 포함해 2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긴급 타전했다.

현장에서 머리에 총상을 입고 즉사한 시민은 10대 청소년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날 SNS에 미얀마 시민이 올린 것으로 보이는 동영상을 보면 군경의 발포를 확인시키는 총성이 끊임없이 들렸다.

시민들을 향한 미얀마 군경의 실탄 발포는 지난 9일 수도 네피도에서 먼저 시작됐다. 당시 군경이 시위대를 향해 고무탄과 함께 실탄을 쏘면서 20대 여성 대학생인 카인 씨가 뇌사 상태에 빠졌다. 가족들은 카인 씨가 의식을 다시 회복할 가능성이 없다는 의료진의 통보를 받았고 결국 지난 19일 오전 카인 씨는 숨을 거뒀다.

현재까지 군경의 실탄 사격으로 희생된 시위대는 카인 씨를 포함해 최소 4명이다. 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부상자들이 많아 사망자가 추가로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지 매체들은 20일 실탄을 쏜 군인들이 2017년 로힝야족 학살에 연루된 부대 소속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1일 '프런티어 미얀마' 보도에 따르면 만달레이에 배치된 경찰이 로힝야족 학살 부대로 지목된 33 경보병 사단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33 경보병 사단은 2017년 로힝야족을 살해한 뒤 암매장하고 마을을 불태운 혐의로 사단 고위 인사가 미국과 유럽연합(EU) 제재 리스트에 올랐다.

이와 함께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이달 1일 쿠데타 발발 이후 20일까지 569명이 군정에 의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매체들은 반쿠데타 시위의 첫 희생자인 카인 씨의 장례식(21일)과 대규모 각종 파업·휴업 시위가 예정된 22일을 지나면서 시민들의 저항 수위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미얀마 군부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력도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미국은 20일 만달레이에서 정부군의 발포로 쿠데타 항의 시위 참가자 2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치자 이를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트위터로 "버마(미얀마) 군경이 시위대에 발포하고 지속해서 시위 참가자와 다른 사람들을 구금·공격하고 있다는 보도에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우리는 버마 시민들의 편"이라고 강조했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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