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 페이스북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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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다가오면서 여야 정치인들의 발언이 거칠어지고 있다. 예비후보들은 물론 각 당을 대표하는 대변인들도 선거를 의식한 듯 비하와 조롱, 혐오,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 지지층을 향한 선명한 메시지로 지지층을 결집하고자 하는 의도지만, 도를 넘은 '막말 전쟁'은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야 주거니 받거니 '막말 대전'
박진영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은 지난 18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예비후보 공약을 욕설에 빗대 '생XX 공약'이라고 표현했다가 논란이 일자 사과했다. 박 부대변인은 국민의힘 소속 나경원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공약이 실현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비판하면서 "1년짜리 시장을 뽑는데 '생XX 공약'을 다 내놓고 있다"고 원색적인 표현을 해 논란을 자초했다. 박 부대변인은 사과를 하면서도 "1년짜리 시장이 올림픽 유치(공약)는 너무 황당하지 않느냐" 말해 여진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26일 페이스북에서 고민정 민주당 의원을 '조선시대 후궁'에 빗댔다가 집중포화를 맞았다. 민주당은 "역대급 망언"이라며 조 의원을 즉각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했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지나친 표현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결국 조 의원은 "고 의원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당 내부에서는 고 의원이 지난해 21대 총선에서 맞붙었던 오 전 시장을 향한 비판을 이어가자, 이에 대한 견제 차원에서 조 의원이 총대를 맨 것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지난 16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보궐선거를 홍보하는 현수막을 달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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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선 출마 후보들도 막말 논란
보선에 출마한 각 당의 예비후보들도 과도한 표현으로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오 전 시장은 지난 달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에서 21대 총선과 관련해 서울 광진을 지역 판세를 거론하며 "조선족 귀화한 분들 몇 만 명이 양꼬치 거리에 사는데, 이분들 90% 이상 친 민주당 성향"이라고 말했다. 중국동포를 '조선족'이라고 지칭하는 것은 혐오 발언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자 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우상호 의원은 "오 전 시장의 동포 혐오 민낯이 드러났다"며 "어쩌다 일베 정치인으로 변질됐냐"고 비판했다.
각 당의 서울시장 후보들이 공세 차원에서 비하 표현을 만드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국민의힘 예비후보인 오신환 전 의원은 나경원 전 의원의 신혼부부 대출 지원 공약을 비판하면서 "나경영(나경원+허경영)이냐"고 비판했다. 지난 2017년 대선에서 '결혼수당 1억원' 등을 공약했던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표에 빗대 공약의 현실성을 따져 물은 것이다.
도를 넘는 과도한 표현들이 오히려 선거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당시 미래통합당)은 선거 막판 차명진 후보의 '세월호 막말'과 김대호 후보의 노인 폄하 발언 등이 논란이 돼 '수도권 참패'라는 치명상을 입었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도 정동영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이 "60·70대는 투표를 안 해도 괜찮다"고 발언했다가 수세에 몰렸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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