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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日경찰 '소녀상 전시' 아이치 지사 주민소환 조작사건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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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 "해임 청구 주도한 단체 측이 가짜 서명 지시했다는 의혹"

우익세력이 강하게 반발한 전시…배후 규명될지 주목

연합뉴스

2019년 8월 3일 일본 아이치(愛知)현 나고야(名古屋)시 아이치현문화예술센터 8층 전시장에 놓인 '평화의 소녀상'을 방문객 등이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본 공공 전시장에 '평화의 소녀상'을 처음 선보인 국제예술행사 '아이치(愛知) 트리엔날레 2019'의 실행위원장을 맡았던 오무라 히데아키(大村秀章) 아이치현 지사를 해임하려고 유권자의 서명을 조작했다는 의혹에 대해 일본 경찰이 수사에 나선다.

이는 행사에 불만을 품은 우익 세력이 오무라 지사를 몰아내기 위해 주민 소환제의 일종인 지방자치단체장 해직 청구제(일명 '리콜')를 악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건이며 수사를 통해 배후가 규명될지 주목된다.

16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이치현 선거관리위원회는 오무라 지사에 대한 해직을 청구하며 제출된 유권자 서명의 다수가 동일 인물의 필적으로 추정되는 등 리콜 요구 서류가 조작됐다는 의혹을 수사해달라며 전날 현지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지자체장의 해임 여부를 결정할 주민 투표를 청구하려면 지방자치법에 규정된 일정 수 이상 유권자의 동의 서명을 받아 제출해야 한다.

오무라 지사의 리콜을 위해 제출된 서명은 약 43만5천 명분이었는데 이 가운데 약 83%인 약 36만2천 명의 서명이 무효라고 선관위는 판단했다.

무효로 추정되는 서명의 약 90%는 동일 인물의 필적이고, 약 48%는 선거인 명부에 등록되지 않은 이들의 서명이라고 선관위는 분석했다.

연합뉴스

오무라 히데아키(大村秀章) 일본 아이치(愛知)현 지사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오무라 지사를 겨냥한 리콜 운동을 주도한 것은 우익성향으로 알려진 성형외과 의사인 다카스 가쓰야(高須克彌) 다카스 클리닉 원장이다.

그는 2차 대전 때 일왕이던 히로히토(裕仁·1901∼1989)에 관한 영상물이 전시된 것을 문제 삼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아이치현 나고야시의 광고 관련 회사가 복수의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해 위조 서명을 써넣게 시킨 의혹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교도통신이 관계자를 인용해 1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광고 관련 회사 간부는 리콜 운동 사무국의 지시를 받아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했고 작년 10월 사가(佐賀)현에 있는 한 임대 회의실에서 명부에 이름과 주소 등을 써넣는 작업을 했다고 이번 사건에 관해 주변에 설명했다고 관계자가 전했다.

이 업체는 리콜 운동 사무국 관계자가 현장에서 아르바이트생들에게 구체적인 작업을 지시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리콜 운동 사무국에서 활동한 다나카 다카히로(田中孝博) 사무국장은 "지시를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으며 광고 관련 회사는 "현재 담당자가 없어서 언급할 수 없다"며 사실관계에 대한 확인을 거부했다.

2019년 8월 1일 개막한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에는 여러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不自由展)·그 후'가 포함됐다.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의 전시물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이나 히로히토의 초상을 불태우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 등이 있었다.

이는 일본의 공공시설에 소녀상을 선보인 첫 사례였으나 우익세력 등의 협박이 이어진 가운데 전시가 사흘 만에 중단됐다.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는 아이치(愛知) 트리엔날레 2019 실행위원회와 별도로 구성된 실행위원회가 주도적으로 추진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일본 정부가 아이치 트리엔날레에 대한 보조금 중단을 결정하고 이에 맞서 예술가 단체가 반대 의견을 밝히는 등 일본에서 상당한 파문이 일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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