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국방장관 회의 앞두고 성명…철군 시한 준수 거듭 강조
아프가니스탄 무장 조직 탈레반.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의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현지 외국군 철수 문제와 관련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14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탈레반은 전날 성명에서 "전쟁과 점령 연장을 모색하려는 이들은 지난 20년처럼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탈레반은 나토 국방장관 회의를 앞두고 메시지를 전한다며 "점령과 전쟁의 지속은 당신들은 물론 양쪽 국민의 이해와 상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나토는 이번 회의에서 약 1만명에 달하는 현지 병력의 철수 여부를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회의는 오는 17~18일 열릴 예정이다.
앞서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이던 지난해 2월 탈레반과 평화합의에서 14개월 이내 국제동맹군 철수를 약속했다. 탈레반은 아프간에서의 극단주의 무장 조직 활동 방지와 함께 아프간 정파 간 대화 재개 등에 동의했다.
이후 미국은 1만2천여 명의 아프간 내 미군 병력 규모를 2천500명으로 감축한 상태다.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 간의 평화협상도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최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후 미국과 나토는 아프간 철군 문제를 재고하는 분위기다.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31일 나토 고위 당국자를 인용, 아프간 해외 병력이 미-탈레반 간 평화합의에 따른 철수 시한인 5월 이후에도 계속 체류할 예정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자 탈레반은 "만약 외국군이 5월 이후에도 머무른다면 전투와 지하드(이슬람 성전)를 계속하겠다"고 반발했다.
이번 성명도 이런 반발 기류의 연장선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돌아온 미 장병들 [AFP=연합뉴스] |
탈레반은 최근 아프간 정부와의 평화협상에도 제대로 응하지 않는 상황이다.
정부 협상단을 총괄하는 압둘라 압둘라 아프간 국가화해최고위원회(HCNR) 의장은 9일 "탈레반 대표단의 부재로 인해 협상이 3주째 중지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와중에 아프간 본토에서는 탈레반의 공세와 테러가 갈수록 강화되는 분위기다. 특히 언론인, 사회운동가, 판사·경찰 등을 겨냥한 '표적 테러'도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탈레반이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기 위해 공세를 강화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탈레반은 2001년 9·11 테러를 일으킨 오사마 빈 라덴을 비호했다는 이유로 미국의 침공을 받아 정권을 잃었지만 이후 반격에 나서 현재 국토의 절반 이상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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