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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영구퇴출' 인도에 돌아온 후폭풍...2000명 실직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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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현지 직원 95% 구조조정
인도 정부 눈에 띌라 "현지 마케팅도 하지마라"
한국일보

사진=틱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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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정부가 지난달 자국 젊은층 사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급성장한 중국 응용 소프트웨어(앱) '틱톡'을 영구 퇴출하기로 하면서 예상치 못한 후폭풍이 일고 있다. 영구 퇴출 발표 당시만 해도 정부의 초강경 대응에 긍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됐지만 정작 이 여파로 현지 직원 1,900여명이 실직 위기에 내몰리게 되면서다. 인도와 심각한 국경 갈등 중인 중국 기업을 몰아내면서 후련함은 더해졌지만 애꿎은 피해자로 부정적인 여론도 나온다.

인도 정부 "중국산앱 267개 인도서 나가"


12일 인도 언론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 전자정부기술부는 지난달 26일 틱톡 등 59개 중국 앱을 영구 금지하는 내용의 통지문을 발표했다. 틱톡 외 중국 메신저 위챗, 중국산 게임 클래시오브킹즈, 얼굴 사진을 찍으면 화장을 해주는 인공지능(AI) 앱 메이투, 알리바바 그룹의 모바일 UC브라우저 등이 영구퇴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인도 현지에서 상당한 가입자를 끌어모은 인기 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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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은 지난해 6월 30일 인도정부의 임시 정지 조치 이후 자발적으로 앱 중단에 들어갔다. 당시 틱톡은 인도 정부의 개인정보 조치 등을 준수하겠다는 입장문을 발표했지만, 결국 7개월 뒤 인도서 사실상 영구퇴출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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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인도 정부는 이 앱들에 대해 자국내 안보를 명분으로 지난해 7월 임시 차단 조치를 내렸다. 중국 IT업체들이 인도 사용자의 동의도 없이 개인 정보를 해외로 빼돌리고, 이 앱들이 반인도 정서를 부추기고 있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하지만 이는 영구 퇴출을 정당화하기 위한 명분일 뿐 실제로는 중국과의 국경 분쟁이 심화되면서 빚어진 조치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을 향해 경제 보복이란 강펀치를 날린 셈이다. 지금까지 인도 정부는 중국산 앱 267개를 영구 퇴출했다.

인도인 70%가 중국산앱 사용


인도는 지난해 중국과 국경 유혈사태를 겪은 이후 반(反)중국 정서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해 7월 인도 정부가 중국산 앱에 대한 일시 중단 조치를 발표한 당시만 해도 현지 뉴스 댓글엔 '영구 퇴출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실제 여론을 반영해 인도 정부가 중국산 앱들을 대거 몰아내긴 했지만 파장은 상당하다.

중국산 앱은 인도에서 3억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인도의 스마트폰 사용자가 약 4억5,000만명이란 점을 감안하면 대략 3분의 2 이상은 중국 앱을 사용 중인 셈이다. 당연히 중국 정보기술(IT)기업들은 인도 공략을 위해 현지 직원을 상당히 채용했다.

틱톡이 대표적이다. 틱톡은 인도에서 2억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을 제외하면 인도가 가장 큰 시장이다. 틱톡이 지난해 7월 인도 정부 마음을 돌리기 위해 인도에 대규모 연구단지를 세우겠다고 제안한 배경이다.

틱톡 현지직원 95% 구조조정


틱톡은 지금까지 인도에서 2,000명의 현지 직원을 채용했다. 틱톡은 지난해 앱이 임시 중단됐을 당시엔 곧 서비스를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 구조조정에 미온적이었다. 미국 인터넷 언론 '더 버지'에 따르면 틱톡은 임시 중단 이후 매일 50만달러(한화 5억원)의 손실을 봤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현지 직원들의 임금 인상 요구는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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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공유앱 틱톡 모회사인 중국 바이트댄스 본사 앞에서 행인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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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틱톡은 지난달 "임시 중단 이후 반년 가까이 직원들을 지원했지만, 이제 직원 규모를 축소할 수밖에 없어서 유감이다"는 입장문을 냈다.

현지에선 2,000명의 직원 중 과연 몇명이 구조조정될지가 관심이었는데, 니혼케이자이 신문은 지난 3일 회사 소식통을 인용해 "틱톡이 사실상 인도시장에서 철수했으며, 직원 대부분을 줄였다"고 보도했다. 외신 등에 따르면 틱톡이 필수 인력 100명 정도만 회사에 남겨뒀다고 보도했다. 사실상 90% 넘게 일자리를 잃은 셈이다.

"인도 정부 눈에 띌라 마케팅도 하지마"


인도에 진출한 중국앱 중 대장 격인 틱톡이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설 정도면, 이번에 퇴출된 260여개 중국앱 회사들도 현지 구조조정이 불가피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중국의 대표 통신 장비 회사인 하웨이도 지난해 인도 내 점점 커지는 반중국 정서로 현지 사업에 차질을 빚자 현지 인력 70%를 줄인 바 있다.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는 최근 인도 현지 법인에 남은 직원들을 틱톡이 아닌 인도서 운영하는 다른 앱 관리를 맡기면서 "인도 정부에 또 눈 밖에 날 수 있으니 현지 마케팅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틱톡 대변인은 인도 언론 인디아투데이에 "지난 7개월 동안 문제 해결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는데도 서비스 재개를 위한 어떤 지침도 주지 않아 정말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인도 현지에서도 볼멘소리


인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극심한 경제 부진을 겪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인도의 실업률은 지난해 3월 사상 최대치인 23.52%까지 치솟았다. 현지 언론이 틱톡 사태를 눈 여겨 보는 이유다.

틱톡의 빈자리는 페이스북 등을 비롯한 글로벌 정보기술(T) 거물들에게 속속 돌아가고 있다. 동영상 플랫폼 인스타그램 릴스는 인도에서 빠르게 기반을 넓히고 있다.

이와 관련 현지 언론에선 "틱톡은 인도에서 일반인들이 자신의 끼를 표출하고 명성을 얻을 수 있게 하는 통로였는데, 이번 조치가 이런 국민들의 희망을 깼다"고 보도하면서 섣부른 정부 조치에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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