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모두 당 내에서 서로 편이 갈려 친이(친이명박계) -친박(친박근혜계), 친노(친노무현계)-친문(친문재인계) 간의 세력 다툼이 치열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부산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내에서는 친이와 친박이 갈리고 민주당 내에서는 친노와 친문의 편가르기가 진행되고 있다. 국민의힘의 경우 당내 경선은 친이-친박의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5일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책임당원 투표 20%와 일반 시민 여론조사 80%를 합산하는 예비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본경선 진출자는 박형준 동아대 교수와 이언주 전 의원, 박민식 전 의원, 박성훈 전 부시장(정치신인) 등 4명이다. 국민의힘은 이달 중순부터 본경선 진출자들의 1대1 토론회와 합동 토론회를 열고, 다음 달 4일 최종 후보를 선출할 방침이다. 본경선 진출자는 100% 일반 여론조사로 가려낸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박 교수는 정치권 내 대표적인 친이계 인사다.
2007년 이 전 대통령의 대선 캠프인 안국포럼에서 전략 등 핵심 역할을 맡았고, 대선 승리 이후에는 청와대에서 홍보기획관, 정무수석, 사회특별보좌관 등을 거치며 5년 내내 이 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최측근이다. 정치신인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박 전 부시장은 친박이 밀고 있다는 후문이다. '원조 친박'인 서병수 의원이 박 전 부시장을 밀고 있다는 얘기가 곳곳에서 들리고 있다. 서 의원은 지난해 12월 부산시장 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며 "젊은 경제전문가, 능력과 경험을 두루 갖춘 인물과 비공식 접촉했다"며 "이번 선거에서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서 의원이 염두에 둔 인물은 박 전 부시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두 후보의 경쟁이 친이-친박의 세력 대결로 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부산 정치권의 분석이다.
민주당은 친노와 친문의 세력 다툼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 후보 중 지지율이 가장 높은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친문으로 분류된다. 최근 김 전 장관은 문정수 전 부산시장을 후원회장으로 영입했다.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문 전 시장은 지난 두 차례의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 대통령 부산선대위에서 활약한 바 있다. 김 전 장관은 노무현재단 부산 운영위원장 출신 이명곤 씨 등 친노 실무 그룹도 캠프에 합류했지만 친노 측의 마음을 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이로 인해 친노 측에서 자기들을 대변할 수 있는 주자인 박인영 전 부산시의회 의장을 후보로 내세웠다는 것이 부산 정치권의 해석이다.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활동으로 정치를 시작한 박인영 전 부산시의회 의장은 당내 주류인 친노 세력의 '적자'임을 부각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양새다. 이를 위해 박 전 의장은 박형준 교수를 집중 공격하고 있다. 박 전 의장은 지난달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한 자리에서 "노 대통령을 죽음으로 내몬 것은 이명박이다. 그런 이명박 세력에게 노무현의 꿈이 서린 부산을 내어줄 수 없다"고 일갈했다. 이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여겨지는 박 교수를 겨냥한 것이다. 박 전 의장은 출마 선언 자리에서도 "박 후보는 이명박이라는 희대의 범법자를 대통령으로 만든 주역"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 지난달 페이스북을 통해 박 후보의 두 전직 대통령 사면에 대한 찬성 입장을 거론하면서 "후안무치다. 다스는 누구의 회사인가?"라고 공격했다. 이 같은 공세는 현재 여야 후보를 통틀어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박 교수와의 대치 구도를 형성해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누구계라는 등의 패거리 정치가 아직 진행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표를 결집하기 위해 세력이 필요하다 보니 패거리 정치를 할수 밖에 없는 국내 정치 상황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방방콕콕'은 전국 방방곡곡에서 발생하는 따끈따끈한 이슈를 '콕콕' 집어서 전하기 위해 매일경제 사회부가 마련한 코너입니다. 지방자치단체의 소식부터 지역 경제 뉴스, 주요 인물들의 스토리까지 다양한 소식을 전하기 위해 현장에서 열심히 발로 뛰겠습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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