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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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미얀마에서 쿠데타가 발생한 지 닷새째, 미얀마 국민들의 저항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의 압박도 갈수록 강화되고 있습니다. 우리 시간으로 오늘(5일) 새벽, 유엔 안보리는 성명을 통해 아웅산 수지 고문 등 구금자들을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어제 미얀마 제2의 도시 만달레이에 위치한 의과대학 앞에서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첫 거리 시위가 펼쳐졌습니다. 20여 명이 참가한 소규모 시위였지만, 시민들은 시위대를 향해 박수를 보내며 힘을 실어줬습니다. 미얀마 전역 70곳 이상의 병원 의료진들은 쿠데타에 저항하기 위해 파업에 돌입했습니다. 아웅산 수지 고문이 이끄는 집권당 소속 의원들도 함께 모여서 상징적인 의회를 열고 쿠데타 반대 성명을 작성했습니다. 집권당 의원의 말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퓨퓨틴/민주주의민족동맹 국회의원 : 미얀마 국민이기도 한 우리는 지난 임기 동안 임무를 두려움없이 수행했습니다. 쿠데타가 일어난 지금, 이런 공포정치가 나라에서 일어나도록 내버려 둘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는 매우 빠르게 권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미얀마 국민의 절반이 이용하는 페이스북은 가짜 뉴스를 퍼뜨린다는 이유를 들어 접속을 차단했습니다. 아웅산 수지 고문은 불법 수입된 무전기 '워키토키'를 사용했다는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유죄가 확정되면 최대 징역 3년형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성명을 내고 아웅산 수지 고문 등 구금자들을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유엔 안보리 순회의장을 맡고 있는 영국 대사의 말 들어보시겠습니다.
[바바라 우드워드/유엔 주재 영국대사 : 안보리 위원들은 지난 1일 발생한 미얀마 군부의 비상사태 선포와 아웅산 수지 고문, 윈 민 대통령 등 정부인사들의 구금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지정학적 요충지인 미얀마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중국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미얀마 군부가 권력을 잡으면서 미국의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 전략이 대형 악재를 만났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중국은 숙원 사업인 일대일로 사업에서 미얀마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아세안 지역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이재현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Q. 미얀마 국민들의 저항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의 압박도 갈수록 커지고 있고요. 미얀마 군부는 이 같은 저항과 압박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요?
A. 생각보다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국민들의 저항이라는게 즉각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 같고요. 의료진들도 지금 근무를 거부하고 이런 시위에 동참하고 있는데 군부로서는 분명히 압박은 될 겁니다. 그런데 그 압박이 군부의 행동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좀 두고봐야 될 것 같습니다. 군부가 마음만 먹으면 무력진압은 그렇게 어렵지 않거든요. 중요한 포인트는 국민들의 저항하고 국제사회의 압력이 동시에 같이 작용을 해야 아마 이 상황을 개선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국제적인 압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Q. 그런데 중국이 미얀마 군부에 계속해서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한 국제사회의 압박도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다 이런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앞서 전해 드린 대로 미얀마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의 경쟁도 고조되고 있고요. 이 부분은 어떻게 전망하세요?
A. 어저께인가 뉴스 나온 거를 보면 지금 왕이 중국 외교부장관이 몇 주 전에 미얀마 방문해서 군 사령관이랑 이야기한 중에 미얀마 군 사령관이 서방이 미얀마를 제재하면 중국이 혹시 지원이 가능하겠느냐라는 이야기가 오고 갔었다라는 보도가 있는데. 서방 압박에 대해서 이미 미얀마 군부는 어느 정도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 고민은 중국은 미얀마 군부를 사실상 묵인할 것 같은데 고민은 미국 쪽이죠. 중국하고 전략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얀마가 중국 쪽으로 경도된다면 곤란한데 그렇다 그래서 미얀마에 대해서 미얀마 군부 통치에 대해서 미국이 그냥 좌시하고 있을 수만은 없거든요. 특히 바이든 정부는 민주주의, 인권을 앞세우니까 어느 정도 압력을 가해야 하는데. 그런 미국 정부 입장에서는 큰 딜레마가 생기는 거죠.
Q. 불법 수입된 무전기 워키토키를 사용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아웅산 수지 고문. 최대 3년 징역형까지 받을 수 있다고 하는데요. 아웅산 수지 고문이 앞으로 다시 미얀마 민주화의 희망, 구심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세요?
A. 아웅산 수지 여사의 과거 행적을 보면 이미 한 90년대 초부터 2000년대까지 15년 이상 가택연금을 당한 경험도 있고 그래서 이런 압박을 이겨내는 데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이고요. 무엇보다도 이제 미얀마 안에서 군부세력에 저항하는 세력들이 상징적으로 내세울 사람이 아웅산 수지 여사 말고는 별반 보이지 않습니다, 민주화 지도자가. 그래서 여전히 상징적이고 그런 구심적인 역할을 할 거고. 국제사회도 마찬가지로 로힝야 문제 등으로 인해서 아웅산 수지 여사의 이미지가 많이 손상된 것은 사실인데 현실적으로 지금 미얀마 내에 아웅산 수지 여사 외에 또 다른 대안은 없는 상황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여전히 그런 상징적이고 구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고 보입니다.
지난 2015년, 반세기에 걸친 군부의 통치를 끝내고 어렵게 찾은 미얀마의 봄은 6년 만에 다시 무너졌습니다. 미얀마 국민들은 1988년 8월 8일 시작된 대규모 민주화 운동, 이른바 '88항쟁' 당시 불렸던 저항가를 지금 다시 부르고 있습니다. 미얀마에 진정한 민주화의 봄이 찾아올 수 있도록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합니다.
이정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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