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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이슈 로봇이 온다

현대차가 인수한 로봇회사, 원격제어·자율충전 기능 공개… '걷는 차' 성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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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005380)그룹이 지난해 인수한 미국 로봇 개발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인공지능 로봇개(dog) '스팟(Spot)'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했다. 로봇팔을 장착해 물건을 집어들거나 문을 여닫을 수 있게 됐고, 원격 제어, 자율 충전 등이 가능해졌다. 업계에선 현대차가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통해 '걸어다니는 자동차'의 기술력을 향상시킬 것으로 보고 있는데,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새로운 기술을 발표하면서 기대감을 불러모으고 있다.



3일(현지시각)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스팟에 추가된 새로운 기능 3가지를 유튜브에 공개했다. 스팟은 몸통 밑에 네 다리가 있고 실제 동물처럼 무릎과 고관절이 부드럽게 움직이는데, 여기에 로봇 팔인 스팟 암(Spot Arm), 자체 충전 시스템인 스팟 엔터프라이즈(Spot Enterprise), 원격 제어가 가능한 스카우트(Scout) 기능 등을 추가한 것이다.

기존에 스팟은 전후좌우 모든 방향으로 움직이고, 계단도 자유자재로 오르내릴 수 있었다. 그러나 보다 적극적인 움직임에는 한계가 있었다. 등 부분에 탑재된 카메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지형 정보를 감지하는 정도에 국한돼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개발된 스팟 암은 스팟의 머리 부분에 장착돼 문이나 밸브를 여닫고 물건을 집어 바구니에 넣는 동작도 할 수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공개한 영상에는 스팟이 삽으로 땅을 파 모종을 하거나, 단체 줄넘기를 하는 모습도 포함돼 있다. 특히 바닥에 분필로 'BOSTON DYNAMICS'라는 글자를 그리는 등 정교한 작업까지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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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이 로봇팔을 이용해 분필로 바닥에 글씨를 쓰는 모습./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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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 엔터프라이즈는 배터리 용량이 부족해지면 스스로 충전기(dock)를 찾아가는 기능이다. 수동으로 조작할 경우에는 충전기 위치까지만 이동시키면 된다. 이를 통해 스팟의 작동 시간이 증가하고 사람이 관여하지 않아도 오랫동안 데이터 수집 등을 할 수 있게 됐다. 특히 고성능 와이파이를 통해 대용량의 데이터 수집·전송도 가능해졌다.

스카우트는 웹 기반의 소프트웨어로 어디서든 스팟을 원격으로 조작할 수 있다. 작업자는 원격으로 여러대의 스팟을 제어하고 로봇 카메라를 통해 작업장을 볼 수 있다. 건설 현장, 해양 유전 등 먼 곳이나 위험한 현장에 갈 필요없이 스팟을 원격 조종해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원격 제어를 통해 스팟에 앉을 위치를 알릴 수도 있고, 스팟이 넘어졌을 때 버튼을 눌러 다시 똑바로 세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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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콘셉트카 엘리베이트./현대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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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현대차그룹은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하면서 시장 규모가 크고 성장 가능성이 큰 물류 로봇 시장에 우선 진출한 뒤, 건설 현장 감독이나 시설 보안 등 각종 산업에서의 안내·지원 역할을 하는 서비스형 로봇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는 지금까지 웨어러블 로봇이나 걸어다니는 자동차 등을 선보였는데, 조종이 가능하고 험지에서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원천 기술 확보를 위해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는 2019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9'에서 걸어다니는 콘셉트카 '엘리베이트'를 공개하기도 했다. 엘리베이트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혹독한 오프로드 코스로 꼽히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루비콘 트레일의 가상 주행 코스를 완주해 주행 및 보행 능력을 확보했다. 4개의 바퀴 달린 로봇 다리를 움직여 기존 이동수단으로는 접근이 어려운 지역과 상황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현대차는 장기적으로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는 휴머노이드(Humanoid: 인간형) 로봇 사업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자동차 제조사에서,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서비스 회사로 탈바꿈할 것"이라며 "미래에 자동차 50%·개인용 비행체(PAV) 30%·로봇 20%를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변지희 기자(zh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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