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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1년來 최고치 '유가'…"물가 걱정할 때는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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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머니투데이

[오클리=AP/뉴시스]20일(현지시간) 미 캔자스주 오클리 남쪽 들판에서 작동을 멈춘 오일 펌프 잭이 석양을 배경으로 실루엣을 드러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규제로 수요가 줄어 수십 년 만에 최저 유가를 이어가던 국제 유가가 최근 반등하고 있다. 2020.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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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코로나19(COVID-19) 사태 이후 1년 만에 최고치를 달성한 가운데 추가 상승 여력이 높다는 증권가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유가 상승이 물가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평가다.

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3월 인도분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는 전날보다 배럴당 1.7%(0.93달러) 오른 55.6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해 1월 22일(56.74달러)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4월물 브렌트유도 한때 배럴당 1.7%(0.95달러) 오른 58.41달러에 거래됐다.

유가 상승의 배경으로는 사우디 중심 OPEC+(석유수출국기구+) 산유국의 감산 이행 실적에 대한 양호한 평가, 미 북동부 한파,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 중인 추가 부양책 기대감 등이 꼽힌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초 유가 상승은 타이트한 수급 전망과 이에 따른 원유 재고 감소 기대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등 비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의 원유 수요 기대, 코로나19 백신 상용화 및 글로벌 경기 회복 전망 등이 견조한 수요 회복을 지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OPEC+는 예상보다 감산을 잘 이행해 원유시장 내 초과수요 기대를 받치고 있다"며 "특히 감산을 주도하는 사우디가 1분기 수요 불안을 고려해 일평균 100만 배럴의 추가 감산을 발표하면서 올해 1분기 과잉공급 가능성을 낮췄다"고 평가했다.

증권가에서는 추가 유가 상승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미국 산유량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산유량 정책이 유가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고 석유 의존도가 높은 사우디가 감산 정책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심 연구원은 "OPEC+의 산유국의 감산 정책 하에서 공급 증가가 수요 회복보다 더딜 것이라는 기대가 유가 상승 압력을 강화시키고 있다"며 "전세계적으로 탄소 배출 절감 노력이 강화되면서 중장기적으로 석유 수요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점도 사우디의 유가 상승 의지를 강화시킨 주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사우디는 계속해서 점유율 확대보다는 가격 상승에 포커스를 맞출 가능성이 높다"며 "석유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만큼 석유 수요가 정점에 달하기 전 석유 의존도가 낮은 경제 구조를 형성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유가 상승으로 인한 물가 상승 위험은 아직 크지 않다고 조언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발 물가 리스크를 경계해야 할 시점은 아니다"며 "유가 기저효과 영향 등으로 소비자물가 상승폭이 확대될 수 있지만 일시적, 제한적 현상에 그칠 공산이 높다"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미국 소비자물가 구성을 고려할 때 유가보다 물가에 더욱 중요한 변수는 서비스 물가를 좌우할 임금"이라며 "미국 고용시장이 단기간 내 획기적 개선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임금발 물가압력 역시 조기에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그는 "물가 압력이 확대되려면 코로나19 진정 이후 이동성 확대 등에 따른 강한 보복 소비가 현실화되면서 '수요 견인' 인플레이션이 전제돼야 한다"며 "현 시점에서 유가 상승 흐름은 물가 리스크 확산 요인보다 경기회복 모멘텀 강화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평가했다.

강민수 기자 fullwater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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