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슨모빌 사상 첫 연간적자·BP 10년 만에 적자 전환
올해도 수요 공백 가시밭길 예상 "코로나 국면 전환이 우선"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글로벌 석유업체 엑슨모빌과 BP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유가 폭락으로 역대 최악 수준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석유업체 엑슨모빌은 지난해 224억달러(약 25조원)의 순손실로 40년 만에 첫 연간 적자를 기록했다.
4분기에만 200억달러(약 22조원)의 순손실을 내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193억달러(약 21조원) 규모의 자산상각을 반영하면서 전분기(6억8000만달러) 대비 적자폭이 커졌다.
조정 주당 순이익은 0.03달러로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 0.01달러를 상회했고, 매출은 465억달러(약 52조원)로 시장 전망치와 거의 동일했다.
엑손모빌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수요 급감과 가격 하락으로 고전해자 비용절감을 위해 1만4000개 일자리를 감축하는 등 외형도 쪼그라들고 있다.
엑손모빌은 위기 타개책으로 셰브런과의 합병을 논의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 위축 속 두 회사가 통합해 비용을 절감하고 경영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인데, 양사 합병시 연간 자본 지출 100억달러, 관리비용 150억달러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영국계 석유회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도 같은날 실적 공시를 통해 지난해 순손실 57억달러(약 6조3700억 원)를 기록해 전년 100억달러 순익에서 적자 전환했다고 밝혔다. 이는 금융조사업체 레피니티브의 예상치(순손실 48억 달러)를 밑도는 수준이다.
BP가 연간 순손실을 기록한 것은 49억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한 2010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손실폭도 10년 전보다 더 커졌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올해도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코로나19 회복세가 지연되면서 올해도 석유 수요 공백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산업에 우호적이었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조 바이든 대통령이 기후위기 관련 정책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도 악재로 꼽힌다.
적자 행진을 멈추기 위해선 코로나19 안정화에 따른 국면 전환이 우선이다. 버나드 루니 BP CEO는 "코로나19 회복의 속도와 정도는 불확실하지만 올해는 석유 수요가 안정화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백신 출시와 OPEC 감산 전략 등이 회복 속도의 향배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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