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 공급난에 충돌
양측 WHO 등 비난에 수습 나서
남아공선 감염 후 ‘변이’ 재감염
사진=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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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완전히 갈라선 영국과 유럽연합(EU)이 코로나19 백신을 사이에 두고 또다시 얼굴을 붉혔다.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가 개발한 백신을 둘러싼 갈등을 두고 ‘추악한 국수주의’라는 비판이 나온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양측 갈등은 지난 22일 아스트라제네카가 EU에 백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통보하면서 비롯됐다. 가뜩이나 백신 부족에 시달리던 EU는 “유럽에서 제조된 약이 어디로 공급되는지 공개하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파스칼 소리오 아스트라제네카 최고경영자(CEO)는 “영국이 석달 먼저 계약해 먼저 공급했을 뿐”이라는 논리를 폈고, EU는 “그런 (선착순) 논리는 동네 정육점에서는 통할지 몰라도 백신 공급 계약에는 안 통한다”고 맞받아쳤다.
급기야 EU는 역내 제조물량의 영국 수출을 금지하는 초강수를 꺼내들었다. 이런 조치는 영국은 물론 제약사와 세계보건기구(WHO)의 비난을 불렀고, 결국 EU는 수출 금지를 철회했다.
전면전으로 치달았던 양측 갈등은 고비를 넘겼지만,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사퇴 여론이 일 만큼 EU 리더십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영국 정치권에서는 EU가 백신 부족을 호소하는 회원국의 불만을 회피하려 심술을 부렸다고 주장한다. 현재 EU의 백신 접종률은 2.6%로 영국(12.5%)이나 미국(8.8%)에 훨씬 뒤진다. EU 집행위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조건부 판매를 승인했지만 접종 속도를 높이기에는 역부족이다.
CNN은 “지구촌 남반구에서는 수많은 나라가 백신을 단 한 차례도 접종하지 못한 와중에 유럽에서는 추악한 백신 국수주의가 등장했다”며 “취약층에 백신이 먼저 도달해야 한다는 데 전 세계가 공감했으나 백신이 개발되자 이런 결속은 사라졌다”고 비판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코로나19에 걸렸던 사람들이 변이 바이러스에 재감염되는 사례가 나왔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몇 달 전 감염된 사람들이 신종에 재감염되고 있다”며 “이는 첫 감염으로 유도된 면역 반응이 두번째 감염을 방지할 만큼 좋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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