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간으로 개인은 삼성전자를 9조5951억원어치 샀는데, 불과 한 달 만에 지난해 연간 순매수 금액을 뛰어넘은 것이다. 지난해 시작된 '동학개미운동'의 파도가 올해 더욱 크게 밀려온 셈이다. 특히 지난 1월 삼성전자 순매수 금액은 전체 유가증권시장 순매수 24조355억원 가운데 42.2%를 차지한다. 이 같은 매수에도 개인의 투자 성적표는 마이너스였다. 지난 1월 개인의 삼성전자 평균 매수단가는 8만7001원에 달했는데, 지난 29일 종가는 8만2000원에 그쳤다. 이를 수익률로 환산하면 -5.7%에 그친다.
삼성전자를 포함해 개인들이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의 수익률도 모두 마이너스였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1분기 D램 가격 상승이 본격화할 전망"이라며 "삼성전자 주주환원에 집중된 시선이 이제는 반도체 업황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20.74포인트(2.03%) 내린 2만9982.62를 기록하며 3만 선 밑으로 떨어졌다.
동학개미 22조 샀는데…셀트리온 -12%, 현대차 -11%
동학개미 1월 투자성적표
대형주 위주 매매패턴 여전
코스피 조정흐름에 수익 주춤
증시 단기과열 해소되는 국면
우량주 위주 투자전략은 유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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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개인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22조3384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이고 같은 기간 코스닥시장에서는 3조516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동학개미(국내 주식을 직접 투자하는 개인)가 양대 증시 모두에서 무려 25조8549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것이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든 개인들이 지난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사들인 주식은 모두 63조8083억원어치에 달한다. 불과 한 달 만에 지난해 사들인 금액의 40.5%가량을 한꺼번에 쓸어담은 것이다. 올해 들어 코스피가 3.58% 오른 배경에는 개인의 주식 투자 열풍이 깔려 있다.
1월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투자가는 17조3826억원, 외국인투자자는 5조2154억원어치를 팔아치웠는데, 이 같은 매도 물량을 개인이 받아내면서 코스피 버팀목 역할을 했다. 참고로 올해 1월 미국 S&P500지수는 0.83%,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29% 상승하는 데 그쳤다.
지난 29일 코스피가 '삼천피(코스피 3000)'를 반납했지만, 코스피가 급락할 가능성을 낮게 보는 배경에는 개인투자자들의 꾸준한 매수세가 자리 잡고 있다. 기관 가운데 연기금은 1월 유가증권시장에서 8조646억원어치 팔았는데, 이는 주식 편입 비중이 높아진 데 따른 기계적인 매도였다. 한국 증시의 펀더멘털(기초체력)과 무관하게 벌어진 일이라는 뜻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1월부터 거침없이 상승한 코스피가 흔들리고 있다"면서도 "글로벌 증시 대비 상대적으로 빠르게 오르면서 단기적으로 과열된 양상이 해소되고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서 "긴 호흡으로 보면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대형주 위주인 매수 흐름 또한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이 지난 한 달간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두 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삼성전자우 순매수 금액을 더하면 무려 12조591억원어치를 개인이 사들인 것이다. 1월 수익률은 각각 -5.7%에 그쳤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반드시 손해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반도체 경기가 올해 1분기 급격히 반등할 가능성이 높고, 삼성전자가 올해부터 연간 배당금 지출액을 기존 9조6000억원에서 9조8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간 배당금을 기준으로 산출한 배당수익률이 3.65%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비록 단기 수익률이 마이너스라고 해도 중장기적 손해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1분기 D램 가격이 본격적으로 오르고 낸드(NAND) 출하량 또한 급증하면서 반도체 업황이 회복되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연간 배당을 소폭 상향 조정했고 매해 조기 주주환원을 검토할 예정인 것도 호재"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뒤를 이어 개인이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현대모비스(1조667억원) 현대차(9409억원) SK하이닉스(9189억원) 등이다. 모두 전기차 등과 같은 미래 성장산업으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도 안정적으로 전 세계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다.
올해 들어 증시가 과열 구간에 진입했지만 여전히 이 같은 우량주 투자는 유효하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라 금융시장이 급변동할 때 개인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SK 등을 대거 사들였는데, 모두 40% 넘는 고수익을 거뒀다.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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