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운전석에 앉고 지역·국제사회의 틀 안에서 안전망 필요"
페데리카 모게리니 전 EU 외교안보 고위대표[EPA=연합뉴스] |
그는 이날 베를린자유대 한국학연구소와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이 공동설립한 한국유럽센터의 온라인 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모게리니 전 대표는 '바이든 행정부 하 북미-유럽관계와 아시아지역에서 EU의 역할'에 대한 강연을 한 뒤 질의응답에서 '바이든 행정부나 EU가 북한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냐'는 질문에 "대북협상을 시작할 때는 북한과 미국의 강력한 연계가 중요하겠지만 그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답변했다.
모게리니 전 대표는 "두 가지 요소가 반드시 더 필요한데, 먼저 한국이 운전석에 앉아야 하고, 이후 지역, 내지 국제사회의 틀 안에서 안전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U에서 미국과 이란의 중재역을 맡았던 그는 "협상은 예측이 불가능해 만약 당사국들 외에 다른 국제적 안전망이 없으면 사소한 사건에도 협상이 중단될 수 있다"면서 "협상을 하다 벽에 부딪히면 다른 참가국들이 조정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EU를 비롯한 다른 참가국들이 참여해야 한다"면서 "EU는 평화와 안정을 지향하기 때문에 적절한 참가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연하는 모게리니 전 대표[베를린자유대 제공=연합뉴스] |
모게리니는 "지금은 통일한 서독과 동독 간의 거리와 현재 남한과 북한과의 거리를 보면, 대북협상이 얼마나 큰 도전인지, 얼마나 복잡하고 위험한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남한과 북한은 대북협상시 EU에 지원을 요청해왔었다"면서 "미국이 요청한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모게리니 전 대표는 아세안포럼 등 각종 공식·비공식 행사에서 국가명에 따른 순서상 옆자리에 앉았다며, EU는 북한과 대화채널이 항상 열려있었다고 설명했다.
모게리니는 한일관계와 관련해서는 "근원적인 협력의 틀이 없다는 것은 문제"라면서 "이는 경제, 안보 협력을 막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다른 국가들만 이익을 보는 만큼, 협력의 틀을 만드는 게 한일 양국에도 이익일 것"이라고 밝혔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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