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9월 14일 1020P 이후 처음
시총 8배 뛰고 상장사 596→1469社
개인 거래비중 94.3→88.3%로 줄어
“밸류·경기·유동성, 닷컴버블 비교불허”
코스닥지수가 21년 만에 1000포인트 고지를 다시 밟았다. 개인 투자자들이 이끈 빠른 증시 회복의 결실이다. 일각에선 과열 우려도 나오지만 2000년 ‘닷컴 버블’ 때와는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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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이날 전거래일 대비 0.70포인트(0.07%) 오른 1000.00으로 장을 출발해 장 초반 1004.30까지 상승했다. 지수가 1000을 넘어선 것은 2000년 9월 14일 1020.70 이후 처음이다.
1996년 7월 1일 1000.00으로 시작한 코스닥지수는 1999년 7월 8일 2000선을 돌파한 후 2000년 3월 10일 종가 기준 2834.40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2000년 9월 15일 992.50으로 떨어진 뒤 20년 이상 1000선을 넘지 못해왔다. 2003년엔 300선, 2008년엔 200선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2019년 말 669.83이던 지수는 2020년 3월 19일 428.35로 연저점을 찍은 후 급반등했다. 세계 각국의 경기 부양 의지와 K-방역 성과, 개인 투자자 유입 등의 효과였다.
1000포인트 돌파라는 점은 같지만 2000년 당시와 지금의 코스닥시장은 사뭇 다른 풍경이다. 우선 시장의 규모가 달라졌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은 2000년 9월 14일 50조4825억원에서 이달 25일 현재 400조4966억원으로 약 8배로 불어났다.
코스닥 상장기업 역시 같은 기간 596사에서 1469사로 2.5배가 됐다.
코스닥시장은 중소기업들이 기업공개(IP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이를 재투자해 산업을 발전시키는 통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사업모델 특례상장 등 상장트랙이 다양해지면서 혁신기업의 증시 입성이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한 해 동안 코스닥시장에 신규상장한 기업은 103사에 달한다.
2000년이나 지금이나 코스닥시장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이지만 비중은 다소 낮아졌다. 2000년 코스닥시장 거래대금 중 개인 거래대금의 비중은 일평균 94.3%였다. 이에 비해 최근 1년간 개인 거래 비중은 88.3%로 6%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시장을 이끄는 업종도 2000년엔 정보기술(IT)이었으나 지금은 바이오, 2차전지 관련주, 소재주 등이 주도하고 있다.
증시 급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닷컴 버블과는 다른 국면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재 밸류에이션이 닷컴 버블 때에 못 미치고, 시장의 유동성에 힘입어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글로벌 주가 급등 현상은 비이성적 과열이 아닌 이성적 과열”이라며 “닷컴 버블 당시와 현 국면의 주요 차이점으로는 통화 및 재정 정책 차별화, 경기 사이클의 위치, 투자 과잉 리스크, 낮은 시스템 리스크 발생 확률, 달러화 사이클, 주가 상승폭 등을 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또 하나 주목해야 할 현상은 현 주식시장이 새로운 경제 및 산업 패러다임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변준호 흥국증권 연구원도 “주식 버블이라고 보기에 이르다고 판단되고, 증시 랠리의 끝자락을 걱정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초저금리, 증시 예탁금 및 주식 계좌 수 증가 추세 등은 현재 증시가 매우 강력한 강세장이고 그것이 지속될 것임을 시사해준다”고 진단했다.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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