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8 (월)

당국눈치보랴, 경쟁하랴…박터지는 중금리대출에 고심 깊은 저축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저축銀, 중금리대출 적극 공략

대출 늘자 금융당국 규제 노심초사

인터넷은행·빅테크·P2P참여로 경쟁 치열

아시아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중금리 대출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저축은행 업계의 고심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중금리 대출이 성행할수록 금융당국의 개입 가능성이 커지는데다 인터넷전문은행과 빅테크(대형 정보통신 기업),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 업체 등의 시장 진출로 경쟁이 가열되고 있어서다.


저축銀, 중금리 대출 늘자 금융당국 규제가 걱정

26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저축은행 업계가 취급하는 중금리대출 상품은 85개로 전년 동기대비 18개 늘었다. 2018년 4분기(47개)와 비교하면 2년만에 55%넘게 증가했다. 내년 1분기에 공급 예정인 중금리대출 상품도 95개에 달한다.


대출규모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가 공시하는 연간취급현황을보면 5대 저축은행(SBIㆍOKㆍ페퍼ㆍ한국투자ㆍ웰컴)의 중금리 신용대출 누적금액은 2019년말 3조3055억원으로 1조6113억원이던 전년에 비해 48% 증가했다. 법정최고금리가 인하되고 중금리대출 문턱이 낮아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관련 상품이 계속해서 공급되는 만큼 대출규모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업계 전반이 달라진 환경에 맞춰 발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인데, 속내는 다소 복잡한 눈치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출이 늘어나면 가계부채, 대출규모, 연체율 등을 이유로 금융당국에 좋은 소리 못 들을 게 뻔하다"면서 "밉보이지 않기 위해 금융당국의 전체적인 기조에 최대한 맞추려고 한다"고 털어놨다.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도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출 옥죄기 여론이 세진 상황에서 저축은행 업계로 불똥이 튈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다만 금융당국이 감사나 자료요구 등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한 직접적인 개입에 쉽게 나서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대출규제는 '빚투(빚내서 주식투자)'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내집마련)'의 영향을 받은 영향이 있지만 저축은행의 경우 소상공인들의 이용률이 높다"면서 "중금리 대출규모가 점점 커지면 검토에 들어갈 수 있지만 지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 필두, 중금리 대출시장 경쟁 치열

인터넷전문은행을 비롯해 빅테크와 P2P업체의 중금리 대출 공세가 거센 것도 리스크로 꼽힌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중신용자대출을 확대하기 위해 고신용자대출인 직장인신용대출의 최대한도를 1억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낮췄고, 올 상반기 4000억원 규모의 증자를 계획중인 케이뱅크도 중금리 대출 상품을 추가할 방침이다. 게다가 일부 상위 P2P업체들의 경우 중금리 대출 상품 비중을 70%넘게 꾸린 곳도 있어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 관계자들은 당장 경계할 분위기는 아니라면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타업계의 중금리대출상품이 4ㆍ5신용등급이 주축이라면 저축은행은 6ㆍ7신용등급에 특화돼있어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면서도 "인터넷은행을 필두로 서서히 중ㆍ저신용자 대출시장으로 침투하는 분위기라 위협적으로 느껴지는 건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