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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질주의 ‘최대 적’…보이지 않는 트럼프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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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 50석' 공화…민주 내부 '핵옵션 vs 협력' 갈등 가능성

트럼프 알박기 인사들, 임명직 곳곳 포진…발목 잡기 우려

이데일리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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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조 바이든(사진) 미국 대통령의 ‘트럼프 지우기’ 독주가 속도를 내는 가운데 거야(巨野)의 반발과 보이지 않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손이 최대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4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민주당·공화당의 상원 의석수는 정확히 50 대 50으로 갈리면서 바이든 대통령 취임 나흘이 지나도록 기본적인 운영규칙에도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이 가운데 양당이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은 이른바 ‘필리버스터’ 즉,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폐지 여부다. 상원에서 필리버스터 없이 법안을 처리하려면 60표 이상 찬성이 필요한데 민주당으로선 매번 공화당에서 10표를 꿔와야 하는 처지다. 앞으로의 각료 인준이나 1조9000억달러(약 2100조원) 규모의 추가 부양안 등 법안 처리 시 공화당에 발목이 잡힐 수밖에 없는 구조다.

공화당 측은 “미국 국민이 양당에 각각 상당한 힘을 위임한 건 다 이유가 있다”(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순순히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세를 분명히 한 상태다. 존 호븐(공화·노스다코타) 상원의원도 “허니문 같은 건 없다”고 했다.

민주당 좌파진영 내부에서 2013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인준에 필요한 찬성표를 51표로 낮춘 소위 ‘핵 옵션’을 재도입해야 한다는 극단적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그러나 공화당과 협력해야 한다는 당내 ‘중도진영’의 의견도 만만찮다. 이미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일성으로 ‘통합’, ‘협력’을 내건 상황인 데다 2017년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자 되레 공화당이 핵 옵션을 행사, 뒤통수를 맞은 전례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게 중도진영의 생각이다. 공화당으로선 더 세게 나갈수록 민주당 내 분열을 도모할 수 있는 형국인 셈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퇴임 직전까지 연방정부 곳곳에 심어놓은 임명직 공무원들의 보이지 않은 방해작업도 바이든 행정부의 발목을 잡을 변수다. 미 국가안보국(NSA)의 수석법률고문역에 앉은 아이클 엘리스, 에너지부 리야드 주재 대표로 임명된 마이클 브라운 등이 대표적 ‘알박기 인사’로 꼽힌다. 이들은 각각 친(親) 트럼프 인사인 데빈 누네스(공화·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의 수석보좌관과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로 뛰었던 벤 카슨의 최측근이다. 공화당 성향이 워낙 뚜렷한 데다 정무직과 달리 해고도 쉽지 않아 바이든 행정부로선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에너지부 외 노동·보건·소비자보호·대외 미디어 분야 곳곳에 알박기 인사가 산재한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며 “특히 이들 알박기 인사는 낮은 인지도 탓에 정치적으로 주목받지 않아 솎아내기도 어려운 실정이다”고 분석했다.

제럴드 코놀리(민주·버지니아) 하원 정무위원장은 “정부를 불신하고 연방기관을 ‘딥 스테이트’(비밀 관료집단)라고 부르는 무리가 바이든 행정부를 위해 일한다고 하는 건 엄청나게 역설적”이라며 이들에게 당장 물러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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