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육돼지두수 예년 90%대 회복...곡물수입↑
코로나19에 지구온난화도 한몫...美 산불, 러시아 가뭄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재작년 중국을 강타했던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사태가 일단락되고 중국의 사육돼지두수가 예년수준을 회복하면서 이번엔 국제 곡물가격이 폭등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공급망 축소 문제로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던 상황에서 중국이 돼지 사료용으로 막대한 양의 곡물을 수입하기 시작했기 때문인데요. 오는 3월부터는 각국 가계지출에 직접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여 서민들의 생활고는 한층 더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23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UN 세계식량기구(FAO)가 지난 6일 발표한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07.5를 기록해 최근 3년동안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7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죠. 미국 시카고 상품거래소(CBOT)의 옥수수 선물가격도 최근 5년동안 최고치인 1부셀당 5달러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국제곡물가격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각국의 농경지와 농장의 폐쇄조치, 국경간 이동통제 강화 등으로 공급망 문제가 발생하면서 꾸준히 상승해오고 있었는데 지난해 10월부터 폭등하기 시작했죠.
가격 폭등의 주 요인으로 손꼽히고 있는 것은 중국의 '돼지'입니다. 중국정부가 지난해 10월부터 사육돼지두수가 직전해의 29% 이상 증가해 예년의 90%까지 회복됐다고 밝히면서 국제 곡물가가 요동치기 시작했는데요. 앞서 중국 사육돼지두수는 2019년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대유행으로 기존 4억마리 내외에서 2억2000만마리까지 급감했다가 현재 3억8000만마리까지 회복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러다보니 돼지 사료가 부족해진 중국이 막대한 양의 곡물을 쓸어담기 시작하면서 국제곡물가가 폭등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죠.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지난해 7월 중국 양쯔강에서 발생한 대홍수도 식량난을 가중시켰습니다. 중국에서는 이 홍수로 약 260억달러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하는데 막대한 면적의 농경지가 물에 가라앉으면서 중국 내 곡물가격이 20% 이상 급등하기도 했죠. 2019년 돼지고기 가격 폭등에 이어 이제 쌀가격 폭등까지 이어지면서 중국의 식량난 문제는 매우 심각한 지경에 처했습니다.
중국 공산당이 양쯔강 대홍수 이후부터 인터넷에서 먹방 방송을 규제하고 음식을 남기지말자는 켐페인을 벌이고 있는 것도 이런 상황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중국정부는 지난해 정부 비축 곡물을 약 7000만t 이상 불출했지만 가격 급등을 막지 못하면서 지난해 2019년 대비 5배 이상 식료품 수입량을 크게 늘리면서 식량안보 우려에 대처하고 있죠.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하지만 다른 나라의 식량사정 또한 매우 좋지 않을 것으로 우려됩니다. CNN에 따르면 미국도 코로나19에 따라 주요 농장과 식료품 공장 등이 장기간 문을 닫으면서 지난해 가공육과 식료품 가격이 20~30% 정도 급등했고, 캘리포니아의 산불까지 장기화되면서 농업생산량 자체도 크게 감소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세계의 주요 곡창지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도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으로 장기간 가뭄이 발생하면서 밀 생산량이 감소한데다 코로나19로 각국의 해운과 통관절차가 까다로워지면서 공급망 문제도 발목을 잡게 됐죠.
이로인해 오는 3월부터는 각국 가계경제에도 식료품가격 인상이 직접 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CNBC에 따르면 주요 곡물가격과 식료품가격은 보통 현시점보다 3개월 전 선물시장가격에 의해 결정되는데 지난해 말 가격인상분이 3월부터 소비자물가에도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3월부터 본격적인 식료품가격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전세계 소상공인들이 큰 고통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식료품가격 인상이 겹쳐지는 이중고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