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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野 “공수처 차장 복수 제청, 대통령 뜻대로 뽑겠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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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후속 인사 놓고 갈등

주호영 “법률상 반드시 한 사람이어야

출범부터 대통령 예속이라 공표” 지적

정권코드 맞춘 비검찰·민변 출신 우려

김진욱 “인선 첫 번째 기준은 사명감

검사·수사관 선발 빨라야 7∼8주 걸려”

세계일보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이 22일 경기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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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차장을 3~4명 복수로 제청하겠다고 한 것을 두고 야당이 ‘대통령 입맛에 맞추겠다는 것이냐’고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공수처가 수사에 착수할 수 있는 진용을 갖추기까지 두 달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된 가운데 수사 실무를 지휘할 차장과 수사 검사 인선 등을 두고 여야 갈등이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22일 김 처장이 전날 취임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차장을 복수 제청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대통령 입맛에 맞는 차장을 선택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법률상 제청은 반드시 한 사람을 해야 한다는 게 학자들의 거의 공통된 견해”라며 “공수처장이 차장 제청권을 이런 식으로 해석한다는 건 법 해석뿐 아니라 자세조차 매우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공수처 출범부터 대통령 예속 하에 있다고 만천하에 공표하는 일이나 다름없다”며 “김진욱 처장은 독립성과 중립성을 지키고 수사능력이 있고 처장을 보좌할 차장 한 사람을 골라서 제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조계에서는 김 처장이 비검찰 출신 법조인을 차장으로 내세울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국민의힘 쪽에선 여권과 가까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출신이 임명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장을 지낸 김종민 변호사(법무법인 동인)는 “공수처 차장을 누구로 임명할지는 예측 자체가 불가능하다”면서도 “정권 코드를 맞춘 비검찰 출신이 올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김 처장이 수사 실무 경험이 부족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검찰 출신 인사를 발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처장은 일단 차장 인선의 첫 번째 기준으로 ‘사명감’을 꼽았다. 이날 첫 출근을 한 김 처장은 취재진에게 “공수처는 팀으로 일을 잘하는 점이 중요하다”며 “공수처가 (출범까지) 25년 된(걸린) 역사적 과제이기 때문에 첫 번째로는 사명감, 그다음이 능력과 자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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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공식 출범일인 21일 정부과천청사에 공수처 현판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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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가 실질적 뼈대를 갖추고 ‘1호 수사 대상’을 검토하려면 두 달 정도의 시간이 필요해 3월쯤 본격적으로 닻을 올릴 전망이다. 수사처 검사와 수사관 선발을 위한 공모도 해야 하고, 검사의 경우 인사위원회를 거쳐야 하는 등 여러 절차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김 처장은 “인사위가 잘된다는 전제로 빨라야 7∼8주가 걸린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수처는 이르면 다음주 중 수사처 검사와 수사관 공고를 낼 계획이다.

한편, 공수처는 정부 부처에서 사용하는 태극 문양 대신 새로운 로고를 제작해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부터 정부를 상징하는 태극 문양은 독립기구를 표방한 공수처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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