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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韓, 바쁜 바이든 만나려면 北 넘어 글로벌 의제 내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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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한국 최종현학술원과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22일 공동으로 주최한 '바이든 시대와 한반도' 웹세미나.유튜브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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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한국 최종현학술원과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개최한 '바이든 시대와 한반도' 웹세미나에서 연사들이 토론하고 있다.유튜브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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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한국 정부가 미국 조 바이든 정부 출범을 맞아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북한을 넘어 아시아 안보 차원의 의제(어젠다)를 제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전문가들은 바이든 정부가 취임 초기 내정 문제 등으로 매우 바쁜 상황이라며 한국이 북한에 한정된 주제에 매달릴 경우 바이든 정부의 주의를 끌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한미 외교 안보 전문가들은 22일 한국 최종현학술원과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공동으로 주최한 웹세미나에서 '바이든 시대와 한반도'라는 주제로 향후 한미동맹과 북핵문제, 아시아 안보에 대해 토론했다.

■北 넘어 아시아 차원의 담론 마련해야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미국 대사는 이날 세미나에서 한미 양국이 협력할 부분이 많지만 미국의 사정이 여유롭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에서 40만명 이상이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사망했고 90만명 가까운 사람들이 실업 급여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바이든은 미국의 공중 보건 체계가 무너진 상황에서 보건 상황 문제를 구축하는데 집중하고 세계적인 보건 체제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클 그린 CSIS 선임 부소장은 "아시아 사람들은 미국 고위급 인사들이 많은 어젠다를 겪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이러한 어젠다 속에 한미동맹을 어떻게 끼워 넣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과거 조지 W. 부시 정부는 중요한 어젠다가 많았지만 김대중 정부의 빠른 남북대화 추진에 선입견을 가졌기에 이를 활용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는 특별한 어젠다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와 함께 상상력을 발휘해 핵안보 같은 어젠더를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린은 "지금 당장 한국 정부가 북한과 대화를 시작한다고 해도 이런 행보가 바이든에게 큰 인상을 줄 것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은 미국 혹은 민주주의 진영에서 파트너 역할을 제안하거나 팬데믹 대응에서 파트너 역할을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가 바이든의 주의를 끌 수 있는 어젠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국이 국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략 파트너와 무역관계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며 바이든 정부에서 북핵 뿐만 아니라 한국과 교역문제도 큰 이슈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美·아시아 이웃과 협력해 北·中 압박
이날 이숙종 성균관대 교수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민주주의 10개국(D10)' 구상을 언급했다. D10은 주요 7개국(G7)에 한국과 인도, 호주 등을 참여시켜 중국을 억제하는 연합 구성을 의미한다. 이 교수는 과거 한국이 민주주의에 대해 논의할 때 "국내 현안만 신경 썼지만 앞으로는 아시아 전체 혹은 민주주의 증진과 관련해 국제적으로 기여할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웬디 커틀러 전 무역대표부 부대표는 중국의 경제적 보복에 대응해 세계무역기구(WTO) 등을 활용하고 미국과 아시아 국가들이 힘을 합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미동맹이 앞으로 새로운 분야를 찾아봐야 한다"며 한미가 이러한 연합에 건설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리처드 아미타지 전 국무부 부장관은 경제뿐만 아니라 안보 역시 동맹 차원에서 다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과 일본 등이 비공식적으로 결성한 4개국 안보 협의체인 '쿼드(Quad)'가 확대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북핵에 대한 의견은 다소 엇갈렸다. 아미타지 전 부장관은 "북한에서는 이미 핵이 확산된 상태"라며 바이든 역시 핵의 추가 확산을 막는 "관리"에 집중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안호영 전 주미대사는 "북핵 문제가 엎질러진 물이라는 평이 있지만 앞서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 자체는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 대사는 "한미 관계가 비록 지금은 좋지 않지만 과거 효과적인 대북 억지력을 발휘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가 동맹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방위비 분담이나 대북 전략 등에서 전술적인 대응에 집중했다"고 평했다. 이어 "한미가 양국 동맹을 넘어 글로벌 동맹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고 바이든 역시 취임사에서 이를 강조했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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