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서방 홍콩증시 투자 열기 뜨거워... ‘홍콩주식’ 검색량 7배로 늘어
올해 30조원 순매수... 지난해 홍콩 전체 남향자금의 3분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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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시작된 중국 본토자금의 홍콩증시 사랑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사흘간 왕서방이 매입한 홍콩 주식만 8조원어치에 달한다. 특히 텐센트, 차이나모바일, SMIC 등 미국의 압박을 받고 있는 기업 주식을 집중 매집했다. 왕서방, 이번주 매 거래일 3조원 어치 홍콩주식 순매수
21일 21세기경제보도에 따르면 전날 홍콩증시에 유입된 본토 자금(남향자금)은 총 202억 홍콩달러(약 2조8700억원)에 달했다. 3거래일 연속 홍콩증시에 순유입된 본토자금이 200억 홍콩달러어치를 넘긴 것이다.
새해 들어 홍콩증시에 대한 중국 본토의 관심은 뜨겁다. 올 들어서 20일까지 왕서방은 모두 270억 달러(약 29조7000억원)어치 홍콩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 한 해 전체 순매수량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에 힘입어 홍콩증시 벤치마크 지수인 항셍지수는 이달에만 10%의 상승폭을 기록하고 있다. 같은기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ACWI) 상승폭의 4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중국인들의 홍콩증시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급증했는지는 중국 국민 메신저 위챗의 검색 순위에서도 드러난다. 지난 19일 위챗에서 ‘홍콩주식’ 검색건수는 630만개에 달했는데, 이는 지난해 말에 비해 무려 7배나 늘어난 것이라고 한다.
홍콩증시 투자 계좌 개설 수도 급증했다. 주윈펑 중국증권사 증권선물 책임자는 블룸버그와의 최근 인터뷰에서 “지난 주말 새 계좌 신청이 50%나 늘었다”며 “홍콩 투자의 시대가 다가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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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압박으로 급락한 종목 쇼핑백에 담아
그렇다면 홍콩증시에서 왕서방의 사랑을 받는 종목은 뭘까. 중국 금융정보업체 퉁화순에 따르면 올 들어 18일까지 중국 본토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중국 IT업체 텐센트다. 이 기간 텐센트에 순유입된 자금은 629억7600억 홍콩달러에 달했다. 텐센트는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종목 중 하나인데, 중국 A주(본토증시)에는 상장돼 있지 않다.
그 뒤를 이은 종목은 차이나모바일이다. 중국 최대 국영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에 순유입된 자금은 약 457억1900만 홍콩달러다. 차이나모바일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도 상장돼 있는데, 최근 뉴욕증권거래소는 차이나모바일을 포함한 중국 3대통신사의 주식예탁증서(ADR)를 퇴출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차이나모바일의 주가가 급락했고, 바닥을 찍었다고 생각한 본토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이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 차이나모바일 주가는 지난 8일 최저점 대비 약 30%나 상승했다.
이외 중국 본토 투자자들은 미국의 압박을 받고 있는 중국 최대 파운드리업체(반도체 위탁생산) SMIC(중신궈지·中芯國際) 주식도 약 275억8500만 홍콩달러어치 순매수했다. SMIC 주가는 올초 14홍콩달러에서 현재 29홍콩달러대로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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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본토 투자자들의 홍콩증시 순매수 추세 당분간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왕서방의 홍콩증시 순매수 추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장이둥(張憶東) 싱예(興業)증권 수석애널리스트는 “홍콩 증시는 다른 국가 증시에 비해 밸류에이션이 매우 낮은 편이라 투자 자금이 몰릴 것”이라며 “특히 미국의 조 바이든 정권이 출범한 이후 미·중 갈등이 단계적으로 완화기에 들어서면서 홍콩증시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광다증권도 “현재 홍콩증시의 펀더멘탈, 자금흐름, 상승흐름 등 모든 부문이 긍정적”이라며 “앞으로도 상승세를 이어갈 탄탄한 기반을 갖추고 있다”고 전망했다. 핑안증권도 “홍콩증시에 상장된 과학기술 성장주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올해 홍콩증시는 대체적으로 상승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비이성적인 급등세는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투자에 유의하라는 경고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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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yejik@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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