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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코모도왕도마뱀·악어 습격에... 인도네시아서 사상자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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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인도네시아 코모도국립공원에 서식하는 코모도왕도마뱀. 린차섬=고찬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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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에서 도마뱀과 악어 습격을 받은 주민들이 숨지거나 다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4세 아이는 손목이 잘리는가 하면 엄마가 악어에게 끌려가는 걸 지켜본 아이도 있었다.

20일 템포 등에 따르면 동(東)누사텡가라주(州) 코모도국립공원 내 코모도섬 코모도마을에서 4세 아이가 16일 오후 집 근처에서 놀다가 코모도왕도마뱀에게 물려 손목이 잘리고 얼굴에도 중상을 입었다. 현재 아이는 중환자실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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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코모도국립공원 위치. 그래픽=김문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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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이장은 "아이가 어머니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줄을 묶은 플라스틱 병을 가지고 놀고 있었는데 집 밑에 자리잡고 있던 코모도왕도마뱀이 갑자기 병을 깨물고 잡아당겼다"라며 "아이가 넘어지자 코모도왕도마뱀이 아이의 손목과 머리를 물었다"고 말했다. 아이 울음소리를 들은 엄마가 비명을 지르며 코모도왕도마뱀과 싸우는 사이 마을 주민들이 몰려왔다.

주민들은 "마을에 울타리를 만들어주지 않은 국립공원관리국에 책임이 있다"고 항변했다. 사건 직후 관리국은 "주민들과 코마도왕도마뱀의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울타리를 세우고 아이의 치료비용도 모두 대겠다"고 밝혔다. 해당 코모도왕도마뱀은 섬의 다른 지역으로 옮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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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코모도국립공원에 서식하는 코모도왕도마뱀. 린차섬=고찬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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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모도왕도마뱀은 코모도섬 1,300마리, 린차섬 1,000여마리 등 코모도국립공원 내 5개 섬에 3,000마리가량이 살고 있다. 공식 기록은 없지만 '사람을 죽였다'는 소문이 무성할 만큼 코모도왕도마뱀은 야생에서 맞닥뜨리면 두려운 존재다. 녀석들의 침에는 유독한 세균이 많아 물리면 패혈증에 걸리게 된다. 2017년엔 공원 지킴이(ranger)의 경고를 무시한 채 좀더 가까이서 사진을 찍으려던 싱가포르 관광객이 코모도왕도마뱀에게 왼쪽 다리를 물리기도 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멸종취약동물로 분류한 코모도왕도마뱀은 몸길이 평균 3m, 몸무게 100㎏ 안팎의 기괴한 풍채를 과시한다. 왕도마뱀과에 속하지만 큰 놈들은 3m를 훌쩍 넘고 160㎏에 육박해 '지구상 마지막 공룡'이란 별칭으로 불린다. 최근 380만년 전 화석이 발견되면서 공룡 후손 설에 힘이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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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어. 셔터스톡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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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카블리퉁제도주에선 같은 날 연못에서 아이와 함께 목욕을 하던 여성(35)이 악어에게 물려 끌려간 뒤 다음날 시신으로 발견됐다. 나이가 알려지지 않은 아이는 악어가 엄마를 공격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비명을 질렀다. 주민들이 수색 작업을 벌인 끝에 17일 다리와 팔의 일부가 사라진 여성의 시신을 찾았다. 남부수마트라주가 고향인 피해자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가족과 함께 해당 지역에 이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카르타= 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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