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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류시현의 톡톡톡] 거리두기와 수백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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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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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2주 연장되었습니다. 이제 드디어 카페에 앉아서 차를 마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것만으로도 축복 같다 하시는 분도 계시지만요, 밥 먹을 때와 달리 음료는 원샷으로 마시기보다는 중간중간 이야기를 하잖아요. 그런데 취식하지 않을 때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니까, 잠깐 마실 때마다 마스크를 벗는다는 게 좀 귀찮긴 하더란 말이죠. 마스크 종류도 다양해지고 마스크 걸이도 많던데 마스크에 빨대 현관문이라도 생겼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해봅니다. 어쨌든 이런 상황이다 보니 영상 통화뿐 아니라 전 국민이 영상 회의 앱이 익숙하게 되었고요. 극장 영화 관람보다는 OTT 서비스를 통한 드라마 정주행 그리고 외식보다는 배달과 집에서 밥해 먹기로 요리 실력이 일취월장했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더라고요.

저도 예외일 수 없지요. 특히나 예전에 놓친 명작 드라마들을 여러 편 봤는데요. 그중에 좀 ‘우연의 발견’ 같은 작품이 있어 하나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일단 사극이고요. 백제 무령왕 시절이 주 무대입니다. 게다가 일일드라마라는 것. 제 일생 일일드라마를 정주행해서 보긴 처음이었습니다. 그런데 인터넷상 의외의 호평과 ‘시간 순삭’이라는 말에 낚여서 1회를 시작했다가 정말 며칠 밤을 하얗게 밝혀버리고 말았네요.

이 문제작(?)의 제목은 ‘제왕의 딸, 수백향’. ‘수백향’은 여자주인공의 숨겨진 이름이면서 동시에 백제를 지키는 향이라 불리는 백 년에 한 번 피는 꽃인데요. 그 꽃향기가 퍼지면 모든 백제인을 행복하게 해주고 소원을 이뤄준다는 백제 전설 속의 꽃이라는군요. 물론 작가의 창작이라고 합니다. 역사적 인물이 등장하긴 합니다만 가슴 찡한 픽션 드라마입니다. 출생의 비밀이라는 흔한 소재를 짜임새 있는 이야기로 심도 있게 잘 풀어냈습니다. 화려함을 좋아하고 왕족이 되고 싶은 가짜 공주와 사랑하는 사람들이 더 소중한 진짜 공주의 이야기. 정치적 모략을 풀어나가는 방법도 빈틈이 없고요, 모태솔로 왕자님과 먹보 여주인공의 알콩달콩 로맨스도 슬며시 웃음이 나오는 한 축입니다. 적당한 긴장감과 깨알 같은 조연들의 코믹 연기 발란스도 좋습니다. 또한 배경음악으로 편곡한 백제가요 ‘정읍사’가 어찌나 적절하게 가슴을 울리는지. 이 글을 보고 혹시 궁금증이 생기신다면 일단 시작해보시지요. 그리고 제 정주행에 공감하신다면 저랑 취향이 비슷하신 거로^^

배우 겸 방송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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