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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12시간씩 6일 근무하다 돌연사...중국의 과로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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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머니투데이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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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실리콘밸리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중국 IT(정보기술) 산업이지만 이면에는 과도한 근로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IT 대기업들에서 근무하던 직원 2명이 사망하면서 역풍이 거세다고 19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핀둬둬에서 일하던 한 직원은 지난해 12월29일 새벽 1시30분 업무를 마치고 귀가하다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그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사망했다.

핀둬둬는 지난 4일이 돼서야 이 직원의 사망 소식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하지만 이어 지난 8일에는 또다른 핀둬둬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했다. 그러자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핀둬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과로한 업무탓에 젊은 직원 2명이 연달아 사망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소셜미디어에는 핀둬둬의 근로 문화를 폭로하는 영상과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핀둬둬의 전 직원이었다고 밝힌 한 네티즌은 15분짜리 동영상을 통해 핀둬둬가 직원들에게 야간근무를 강요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SCMP는 미국 증시 나스닥에 상장된 핀둬둬의 경우 코로나19 수혜를 입으면서 지난 12개월간 주가가 4배 이상 급등했으며, 황정 창업자는 40세의 나이에 중국 2위 부자에 등극했지만 여전히 기업의 성공을 위해 직원들을 혹독하게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SCMP는 이같은 문제는 핀둬둬 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에서도 일어나고 있으며 이는 '996'으로 불리는 중국 IT업계 문화 떄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동영상 플랫폼인 콰이쇼우는 최근 홍콩 증시 상장을 앞두고 직원들에게 주말 추가근무를 요구했으며, 바이트댄스 또한 2주에 한번은 주6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996은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하루 12시간씩 주 6일 일하는 것을 말한다. 2019년에도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가 "젊을 때 '996'을 하지 않으면 언제 열정을 다해 일해보겠느냐"면서 "하루 8시간씩 일하는 사람들은 필요없다"고 말해 논란을 사기도 했다.

베이징 싱크탱크인 첨단기술연구소의 쟝 샤롱 디렉터는 "'996' 문화는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으며 코로나19 팬데믹을 맞아 노동시장은 더 어려운 상황을 맞았고, 직원들은 더 약한 위치에 놓였기 때문에 이를 거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또 "모든 이들이 '996'근무를 하고 있으며, 만약 당신이 이를 안하고 있다면 그건 뒤쳐졌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인적자원평가센터의 양 궈칭은 "승자가 모든 것을 차지하는 약육강식 형태의 경쟁이 직원들에게 어마어마한 신체적, 정신적 대가를 치르게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IT업계는 서비스업이나 제조업보다 평균 임금이 높아 젊은층이 선호하는 일자리 이지만, 더 높은 임금은 결국 긴 근로시간으로 이어진다고도 덧붙였다.

강기준 기자 standa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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