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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답 정해놓고 밀어붙인 4대강 보 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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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금강 세종보와 영산강 죽산보의 완전 해체를 결정했지만 해체에 이르기까지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보 해체 근거로 삼은 개방 후 수질 개선 데이터도 기상 상황에 따라 오락가락한 데다 경제성 평가 역시 애초에 해체를 전제로 해 사실상 답을 정해놓고 시간만 끌었다는 지적이다.

물관리위원회는 2019년 2월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의 제시안과 2020년 9월 금강·영산강·섬진강 유역 물관리위원회의 제출 의견에 기반해 세종보·죽산보 해체, 공주보 부분 해체, 백제보·승촌보 상시 개방을 결정했다. 이는 2019년 4대강위원회가 처음 제시한 의견과 동일한 결정이다.

2019년 당시 홍종호 4대강위원장(서울대 교수)은 2017년 6월 이후 보 개방 데이터를 근거로 경제성을 산정해 보 해체와 개방 등을 결정했다. 당시 백제보·죽산보는 보를 완전히 개방한 일수가 각각 16일과 115일에 그쳤으며 죽산보는 개방 영향으로 오히려 수질이 악화돼 실증연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환경부 관계자는 "2018년 이후 2019년과 2020년에도 보 개방을 지속한 결과 수질 개선이 확인돼 물관리위원회에서 보 해체와 개방을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수질 개선이 들쭉날쭉한 것 자체가 2019~2020년 보 개방에 따른 것이 아니라 여름철 강수량과 기온차에 의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2019년 이뤄진 경제성 평가에 따른 해체 결정이 자의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정부는 물을 가둔 보를 해체할 경우 경제성이 있다는 결과를 내놨다. 그러나 보를 그대로 둔 채 개방했을 때의 편익은 별도로 계산하지 않았다. 결국 애초에 해체를 전제로 경제성을 판단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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